[서울집콕 360VR]ㅣ광복 75주년 아픈 역사의 기억 그 현장 서대문 형무소를 360VR로 체험해보자ㅣ고문실, 취조실, 옥사, 여옥사, 사형장 등

어머니, 대단히 이상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생지옥 속에 있으면서 하나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누구의 눈초리에나 뉘우침과 슬픈 빛이 보이지 않고
도리어 그 눈들은 샛별과 같이 빛나고 있습니다

어느 날이었겠습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다 금세 소낙비가 소매를 적시고
매미소리가 먹구름 위로 울리던
그날도 평범한 여름
어느 날이었겠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보았습니까?
찢겨진 살갗 위로 벌레가 기어다니고
먹지 같은 어둠이 숨을 짓누르는 이 작은 방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았길래
지하의 습한 공포감이 목구멍을 조여오고
피를 뒤집어 쓰는 괴로움 속에서도
희망이란 단어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까?

당신이 뜨겁게 부여잡았을 휘어진 철문들의 녹슨 손잡이를
나도 양손으로 꾹 쥐어봅니다

밖에는 매미가 울고
울음은 유난히 새찹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일제 침략에 저항하는 독립운동가들을 수감하고자
강제병합 2년 전인 1908년에 설치되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들어오시게 되면
가장 먼저 첫 번째로 사무동으로 쓰였던 보안과청사라는 건물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시게 되시면 첫 번째로 서대문형무소에 대한 변천사를 보실 수 있으며
1910년대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우리나라에 있었던 독립운동과 이 독립운동을 통해 수감된
독립운동가 분들의 사진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보안과 청사 지하에는 고문실이 있습니다
이 고문실은 일제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수감하여
고문을 자행했던 공간입니다
일제는 한국인들의 저항의식을 억누르고
독립운동 세력을 말살하고자 고문을 이곳에서 자행했습니다
일제의 고문 방식은 손톱찌르기 고문, 물고문, 전기고문 등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100여 가지에 이릅니다
이러한 일제의 폭력적인 통치 방식은
서구의 제국주의 국가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도 사상 유리가 없이
비인간적이고 비인륜적인 행위였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십니다

세상에는 보여도 보지 못하는 게 있고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빛이 점처럼 보이는 복도의 끝
그들은 당신의 발걸음수를 세어볼 수도
꽉 쥔 주먹의 모양새를 노려볼 수도 있었겠지만

당신의 눈빛에 뜨겁게 담겨있던
창살 너머의 세계는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나는 두려움이 많아

사람 하나 옳게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당신이 있던 자리에 나를 가두어 봅니다

바닥에 엎드려 당신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 자국을 주워 담으면

그래서 당신이 꿈꾸었던 세상의 조각으로 주머니를 가득 채우면
나도 당신처럼 뜨거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은 옥사입니다
옥사에 오시게 되면 감시하는 곳을 중심으로
수감자들이 수감된 공간이 부채꼴 형태로 퍼져 있는 것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보고 파놉티콘이라고 부릅니다
원형 감옥인 파놉티콘은 감시를 편리하게 하고자 설계되었기 때문에
최소의 인원이 최대의 다수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옥사복도를 걸어가시게 되면
양옆으로 감방을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감방 내부로 들어가시면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으십니다
대소변은 나무통을 받아 사용하였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였고 또한 비위생적이었으며
좁은 공간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수감되었기 때문에
수감 생활하는 것 자체가 크나큰 고통이었습니다
여옥사는 서대문용무소가 설치될 무렵부터
남자와 여자를 분리수감하기 위해 같이 설치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우리에게 유관순 열사가 수감된 곳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을 통해
이곳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게 되는데요
여옥사 8번 방에 수감이 되어 고초를 겪었습니다
8번 방에는 유관순 열사 이외에
신관빈, 임명애, 김향화, 신명철, 권해라 등의 애국열사들이 수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신명철 지사를 통해
8호 감방의 노래라는 노래가 불려지게 되어 이 노래를 부름으로써
옥 안에서도 옥중투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옥사관 여옥사에 오시면
다양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실 수 있으시며
이곳에 수감되었던 여성들의 옥중투쟁, 어려움, 고난, 등을 확인하실 수 있으십니다

눈물을 먹고 자란 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붉은 벽돌은 아직 서늘합니다

당신이 마지막 말을 내려놓은 곳에 한참을 서 있으니
피부 끝에서 한기가 돋다가 다시 눈시울부터 뜨거워집니다
꽃을 허락하지 않은 나무처럼 나도 죽음의 색을 입히지 않기로 합니다

서대문역 못의 역사관 가장 안쪽에는 사형장이 있습니다
이곳 사형장에 오시게 되면
사형장 입구에 큰 미루나무를 보실 수가 있습니다
이 미루나무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순국하기 전에 나무를 붙잡고 울었다 해서
통곡의 미루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나무를 지나 담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일본식 목조 건물인 사형장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사형장 내부는 안쪽에 사형수가 앉는 곳과 사형수 맞은편으로
재판관, 교도소장 등이 앉는 자리가 있습니다
사형을 집행하기 전 사형수는 마지막 위원을 남기고
사형집행 명령이 떨어지면 얼굴을 가린 후에 사형집행이 시작이 됩니다

당신은 무엇을 보았습니까?

무엇을 보았길래 죽음이 드리워지는 어둠 속 무한함을 꿈꿀 수 있었습니까?
심장을 도려내어도 눈빛 만은 잃지 않았던 당신
당신이 창살 너머로 꿈꾸던 세상이 여기 있습니다

오늘은 흙을 털고 올라온 매미가
유난히 세차게 웁니다

(영상자막)
서대문형무소역사관
Seodaemun Prison History Hall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으로 개소되어
1945년 해방까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된 식민지 감옥입니다.
(영상자막)
서대문형무소역사관
Seodaemun Prison History Hall
해방 이후 1987년까지 서울구치소로 이용되다가 1998년 역사의 아픔과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되었습니다.
(영상자막)
서대문형무소역사관
Seodaemun Prison History Hall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희생되었던 누군가의 흔적을 마주하며
역사의 아픔 속에 빛났던 그들의 신념과 정신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영상자막)
IㆍSEOULㆍU
너와 나의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