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신촌편(취업날개 서비스, 경의선숲길 책거리)
빌딩과 집들 사이에 아담한 동산 하나
어딘지 아시겠어요?
이야, 진짜 가파른 계단이네
바로 서울 신촌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익숙한 동네도 이렇게 낯설게 다시 보이는 법이죠
드디어 신촌에서 가장 높다는 계단입니다
바람산에 올라왔습니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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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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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젊은 날을 누군가는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이름
서울 신촌
있어줘서 고마운 동네가 있습니다
와, 오랜만에 와봅니다
그사이 서울 신촌도 많이 변했겠죠
수고하네요
동네 한 바퀴 도는 날은 소풍길처럼 설렙니다 안녕하세요
하나 주세요
저절로 인사를 건네게 되죠
김현식의 조형물이 기념처럼 서 있는 그렇죠
신촌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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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을 사랑했고
신촌이 사랑했던 가수
김현식은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히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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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여러분도 이럴 때 있으시죠?
그래 내가 또 노래를 부르니까
네가 옆에서 또 이렇게 좋다고 하는구나 사랑했어요
그댄 몰랐지만
내 마음 다 바쳐서 당신을 사랑했어요
김현식을 만나니 진짜 신촌에 온 것 같습니다
한국 분이에요?
아니에요?
일본 분이시구나
그래요 좋은 구경하세요
김영철이를 알아보네요
아마 저분들도 동네 한바퀴를 많이 보시나 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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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이대 캠퍼스까지 들어오게 됐네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학교 안에 신기한 공간이 하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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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가방 전문 구두 수선집인가 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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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졸업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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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두 맡기려고 구두 맡기려고
앉으세요
학생이세요?
네
몇 학년이에요?
4학년입니다
무슨 학과예요?
저 음악대학 관현악과예요
아, 관현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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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들었어요?
네
한 번도 안 와본 친구들도 의외로 많아
엄청 많죠
그렇지, 그렇지
어쩌다가 두 번 식이 나왔지? 아니야
나 모르면 이대생 아니었어 옛날에
도서관 안 가본 학생은 있어도
이 구둣방 모르는 학생은 없었다는 사장님의 콧대 높은 자부심
못 신게 된 구두도
그의 손만 거치면
깜짝같이 새 구두로 변하는 마법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구두 주인이 미처 못 본 것까지 알아서 수선해 주는 건
사장님의 철학이자 신조랍니다
그냥 구두 수선공이 아니라 이대의 남자니까요
70년대
80년대 90년대까지 여전히 바빴어요
집사람이 밥을 점심을 꼭 내왔는데
그 밥을 못 먹을 때가 가끔씩 있었어요
계속 밀려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부담스러울 만큼 없는 것이 임대료 나가야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키는 건 우리 졸업생들하고의 약속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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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에서 수십 년째 배달되는 졸업생들의 구두가
사장님의 빛나는 졸업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신다고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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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신지 않는 시대
그의 구두방에 망치 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있지만
이대생보다 이대를 더 사랑하는 남자가 거기 있습니다
남여 면접 정장 이게 참 요즘에 젊은 친구들이 취업도 어려운데
면접을 할 때 정장을 대여해 주나보네요 여기서
대학가여서 그런지 이런 것도 있네요
서울시가 취업 중인
청년들에게 면접용 정장을 무료로 빌려드립니다
요즘은 서울시가 저만큼 바쁜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떻게 옷 대하러 오신 거예요?
네
면접이 있나 보죠?
네
어떻게 이렇게 괜찮으셨습니까?
바쁘시네 신촌에 이렇게 둘러 보시는 걸 오늘
네 동네 안 밖에
지금 계단에 올라오다 보니까 서울시하고 현대시하고
청년들의 날개 구경 좀 해볼까요?
토탈 천천히 구두부터 해가지고
마녀벌의 정장과 넥타이 구두까지
서울이 부모의 마음으로
청년들을 위한 옷장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본색이 주류를 기준대요
남자분들은 본색이 주류를 기준대요
면접에 관련된 등장이다 보니까 여자 직종과 경제
기업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정장을 구색대로 제공해주고
굽 높이까지 다양하게 갖춰놓은 배려
거기에 허전함을 채워줄 단정한 액세서리와
손목시계까지 이 정도면
취업준비생들의 날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회사마다 정장 좋아하는 색깔도 있잖아요 스타일도 있고
스타일도 좀 다르고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해서 매번 맞춰 사입기도 힘들고
그렇지 많이 싸졌다고는 하지만
취업생한테는 좀 버거운 금액인 것 같아요
그러네요 코디네이터가 취업준비생에게 맞는 정장
스타일과 디자인까지 추천해주니
취업전쟁은 뜨거워도 청년들 마음만은 든든하겠네요
네 자, 사원님 입고 나오세요
학생분들도 와서 이 옷을 고르는 거지만
벌써 여기서부터 면접이 시작되는 거죠
그렇죠? 맞습니다
얼마나 마음들이 조이해서 네, 맞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이뻐 진짜 신입사원 같네
청춘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옷장
서울 신촌에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걷다 보니 긴 철길 하나가 나오네요
책거리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을 다 없애지 않고
이렇게 예쁘게 산책로로 꾸며놓았네요
아마도 이 신촌이 대학가여서
아마 이 책걸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연남동에서 시작해 신촌
와우교 아래까지 이어진 경의산 철길공원 여러분도
신촌에 오면 한번 걸어보시죠
나무 아침부터 꽤 많이 걸은 것 같습니다
저 집은 또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네
뭐 하는 집이야? 배가 출출해 오는데요
식당이구나 이렇게 보니까 더 깔끔하네 생갈비
김치찌개 8천 원
배 두고 푸고 땡큐 안녕하세요
점심시간 치고는 조금 이른지 아직 손님이 없네요
지금 저 식사 돼요?
아 예 가능하세요 자리 이쪽으로 네 시작하시죠
네 한번 준비해드릴게요
근데 어떻게 세 분이서는 저하고 저희 친형이 있고
저쪽에 계신 분이 저희 친형의 친구분이에요
그런 저희 친형이네 얼굴이 닮았어요 알겠습니다
형제가 같이 하는 식당이었습니다
김치를 묵은지를 쓰나 보다 그렇죠?
넓게 편 갈비살의 쫄깃살까지 보기만 해도
벌써 군침이 돕니다 해남산 배추로 담근 물김치예요
이거는 제주산 김치로 만든 물김치고요
광천김이라고 보시면 되세요
내일같이 저희가 구워서 쓰고 있습니다
강릉에서 먹는 창란전
청주에서 먹는 계란도 만든 계란찜입니다
밥도 볶을 만이 있네요
전국구 특산물들이 상위의 총집합, 반찬 인심도 후한해요
또 보는 재미가 있네요 누굴 좋아할지 모르겠네요
먹는 재미, 보는 재미
1인용 압력솥에 갓 지은 밥이 완성됐습니다
찌개도 밥도 눈앞에서 즉석으로 보여주는데요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아까부터 너무 궁금했던 김치찌개 맛은 과연 어떨까요?
오, 합격 맛이 크나무서도
옛날 엄마가 끓여주던 김치찌개 맛이 나네요
엄마가 시장에서 돼지고기 사다가 썰어서 집어넣고
기름 있는 돼지고기에 이렇게 김치찌개를 끓여주는데
그 맛이 나요 입에 맞으세요? 아, 맛있어요 앉으세요
근데 어떻게 신촌에 자리를 잡게 됐어요? 신촌이요?
저나 형한테는
예전부터 일을 했던 학생 때는 놀기도 했었고
사회생활 시작할 때는 여기서 일도 시작했었고
마음의 고향 같은 신촌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김치찌개 맛으로
승부를 걸고 싶었던 형제
가장 흔한 메뉴를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게
이들의 비법이었습니다
초시계를 맞춰 약불에 20분 끓여내고
강복이는 주방장인 신촌이었습니다
대신 염도계에 맡기는 과학적인 시스템
담치를 만나는 밥맛을 위해 깨끗이 씻은 쌀을 30분간
물에 물리는 과정도
주방의 1등 보조인 알람시계가 완료 시점을 알려줍니다
형제의 주방에서 손때 중은 금물
솥에 넣는 쌀의 양 200G
밥 짓는 물의 양 120G
모든 건 저울이 계량해
오차 없는 과학적인 밥 짓기를 시작합니다
1인용 압력솥을 조리대에 올려 10분 시간만 설정해주면
무쇠 가마솥
옛날 밥맛을 똘똘한 기계가 알아서 완성해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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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 말씀하세요
너무 맛있어요
서울 신촌 젊은 형제 밥집에서 만난 김치찌개 맛
그들은 과학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정성이라고 답하고 싶었습니다
김치찌개 맛
신천 로터리 쪽을 걷다가
전혀 없었던 풍경을 발견했습니다
원고지 위에서 죽고 싶다 최인호
문인들의 말 한마디와 손도장이 보도를 따라 쭉 이어져 있고
책 읽는 사람
조각이 서 있는 신촌길
문학의 거리라고 이름이 붙어 있네요
별 하나의 추억과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의 쓸쓸함과 별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
흉내 한 번 내봤습니다
좋네요
서울 신촌을 걷고 있습니다
불빛들 켜져가며 안녕하세요
신촌에 오면 다시 와보고 싶었던 곳
지금도 그대로 있네요
이 층계에 관록이 있어 보이네
네, 원두 커피집입니다
안녕하세요 커피
아, 예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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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변했으면 어쩔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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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반가웠습니다
지금 사장님은 여기 몇 년 하셨어요?
저는 2000년부터 2000년
20년 되셨네요
그런데 여기 가게에 비해서는 안되고요
앉으세요 저도 여기
세 번째 가게에서 왔습니다 오면서 있을까? 있을까?
막 이런데 밑내려봐 그런데 들어와 보니까 잘 찾아왔구나
여기는 70년, 80년대에 시간으로 들어오신 거죠?
네 제가 받은 노트
소중한 책자네 레시피까지 다 적어놓으셨네
꼼꼼하게 누구나 봐도 똑같이 만들 수 있도록
그래서 중요한 부분들이
그대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975년 카페를 연 일대 사장님이 손으로
일일이 기록해둔 커피집 수출법에서부터 다양한 음료
제조법까지 가보도
유산도 아닌
낡은 노트를 일대에서
사대사장의 손까지 소중히 간직해온 마음들이
커피숍의 역사를 만들어낸 거겠죠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사이펀 커피
그 깊은 향기엔 계획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도시와 동네에 환경을 다 바꾼다 해도
변하지 않는 곳 하나쯤 있어서
서울 신촌은 훌쩍 가보고 싶은 누구나의 젊은 시절
추억의 거리가 되는 거겠죠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정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But they'RE back again just
like A long lost friend
All the songs
I loved SO well 신촌역,
옛날 신촌역이 아니네요
옛날에는 조그마한 역사와 지금은 뭐
추억의 신촌역에 와봤습니다
여기 옛날 신촌 역사가 남아있네
옛날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거네 다 바뀐 줄 알았는데
얼마나 반갑던지요 아이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옛날 신촌 역사를 작은 박물관처럼 꾸며놨네요
여기 안에 천러 좀 구경하시나요?
네, 여기 아직 침묵이 남아있습니다 침묵이요?
네 여기 지금 여기가 침묵입니다
이런 숨겨진 공간이 신촌역에 아직 남아있었죠
아 이게 그 철길 밑에 있던 침목이었구나
동네 한바퀴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살았을 고마운 풍경입니다 이 철길 위로 기차를 타고
백마역까지 세상 끝까지 달려갔던 시절이 있었죠
멀리 간다
경희 중앙선 신촌역 우리 모두에게 그곳은 낭만의 시절,
아련한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문산역에서 난 기차를 타고
사창회 이렇게 앉아서 보면
엄마가 저기서 가라고 일주일 있다가 또 봐
그러고 엄마가 손짓하면 나는 이제 눈물이 나오니까
엄마 안 본다고 이렇게 하고 있다가 몰래 닦고
이렇게 보면
이제 기차가 서서히 막 움직이면 그냥 마음이 막 졸이고
그렇게 가기가 엄마 곁을 떠나기가 싫었었어
신촌역은 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이
연대 앞에 이 거리가 많이 변했네요 기차가 갑니다
저 철길 아래 굴따리를 지나면 30,
40년 전의 그 시절을 만날 것만 같습니다
전통 수제 전병 골목 안에 작은 가게 하나가 있네요
지금 전병 작업하시나 봐 안녕하세요
안에 들어오니까 과자 냄새가 확 나는 게 너무 고습네요
고생하시네 진짜 완전히 미인날 전경이네요
철판에? 무쇠
철판에 반죽을 일일이 짜서 땅콩을 얹고 돌려가며
구워내는 1970년대 아날로그 과자 진짜 옛날 수제네
네,
근데 이제 겉으로 볼 때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드셔보시는 분들은 이 두툼한
철판에서 만들어진 과자하고
그렇지 않은 과자하고 구분을 하시거든요
재료는 뭐가 들어가나요?
아, 재료요? 재료는 설탕이랑 밀가루랑 우유랑 계란
특별할 것 없는 순한 반죽
1974년 시작됐던 수제 전병 가게를 인수해
옛방식 그대로
지금껏 과자를 굽고 있는 조금은 이상한 사장님
이게 골고루 달궈져야 되거든요
앞뒷면이 있으니까
8개의 면이 정확하게는 아니더라도 비슷해요
온도계로 철판 온도 170도를 유지하고
기계처럼 박자 맞춰 반죽을 짜고
땅콩을 올리고 철판을 돌리고
시간을 확인하면서
하루 종일 과자틀처럼
사장님의 시간도 뱅글뱅글 돌아갑니다
저 시계는 저희가 과자를 하나로 구울 때
가장 맛있게 구울 때가 구워지는 시간이 있거든요
그 시간을 제가 보면서 체크를 합니다
대략 20초에서 25초?
숫자가 뜨는 디지털 시계보다
초침이 돌아가는 아날로그 시계가 리듬
맞춰 과자 틀을 돌리고 꺼내기에 반성맞춤이라네요
숫자보다 감히 이 옛날 과자를 만들어내는 노하우 편할까
사드렸던 기계가 이 집에서는
오히려 놀고
있는 골통품이 됐답니다 이
과자를 너무 먹고 싶어 하셔서 사신다고 사가지고
가는 사례도 있고
그 다음에 할머니,
할아버지 돌고 돌아 다시 옛날 맛을 찾아가는 시대
신촌의 수제 전병은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속한 이는 없지만.. 허탕치는 날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건 잘못된 거군요 네, 그렇죠
지금 저하고 말씀을 하다가 놓치셨구나
제가 이제 타임을 놓치면 계속 돌아가야 되는 과정잖아요
그래서 아, 이렇게 고장이 나는구나 그렇죠, 그렇죠
아, 이건 아깝구나 이거 한번 맛봐도 돼요?
이거 드세요 네, 괜찮아요
옛날 점경 먹는 맛이네 굉장히 고소하면서
부드럽네 이 점경을 가져가면
점경은 맛으로 먹기도 하지만
모여들 앉아서 추억을 먹는 거죠
그렇죠? 있어줘서 고마운 것들이 있습니다
서울 인천 신촌을 여행 중입니다
신촌의 골목들은 뜻밖의 보물도 숨겨놓고 있습니다
오, 한옥집 나란히 이렇게 쌍둥이처럼 붙어있네 참
이게 다 변해가는 신촌에
이렇게 한옥이 또 예쁜 한옥이 남아있네요
누가 살고 있는 집일까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이런 집은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어집니다
대문이 쫙 열려있어요 아이고 이렇게 또 쉬었다
가라고 길 앞에 벤치가 놓여있네 아이고 아이고
이뻐 안녕 아이고 이뻐 이뻐 그래 마중 나왔죠?
응 아이고 이뻐 여기
누구 계시냐? 들어가 보자 들어가 옳지
제 마음을 알았는지 강아지 핑계로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지나가서 편히 계세요
티나요? 여기 마당인데
이렇게 쓰기 편하게 개조를 하셨구나
아주 오래된 한옥의 기품이 흔눈에 느껴졌습니다
원래 집의 골조를 하나도 없애지 않고
그대로 살린 한옥 신촌에 아직도 이런 한옥이 있었네요
여기 사시지 오래되셨어요? 네 얼마나 됐어요?
한 30년 됐어요 30년이요?
네 여기는 지금? 여기는 둘도 없는 저 친구인데요
우연히 놀러 왔어요 갑자기 놀러 왔는데
영광이에요 여기는 저희 옆집 할머니신데요
친정엄마보다 더 가까이 얼마나 사셨어요?
여기서 51년째 그러면 50년 사시고
30년 사시고 30년 친구이시군요
2020년 서울의 한복판 신촌에서 4,
50년 전 시골 인심으로 사는 집 하나를 만났습니다
대문을 잠그지 않는 집
주인보다 손님이 더 많은 집
지은이 엄마 뭐하고 있어? 지금 뭐하는 건데?
자기 집보다 더 편하게 들어와서는
안부 인사도 필요 없이 그냥 어울려서 부침개 부쳐먹고
종일 놀다 가는지
해가 서쪽에서 뜨는
날은 있어도 이 집에 손님 없는 날은 없답니다
줄 거 놓고 이거 천혜야 살라봉하고 하나 둘 넘었대
눌러가지고 눈에 띄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올 때마다 한 번 따주네
한 번 따주네 일단 퍼주는 게 비찍이랍니다
잘 먹을게 빗뜯어? 우리 동네가 아니라
아마 세계적으로 특이한 사람일 거야
문을 항상 열어놓고 가지고
가면 다 가지고 가면 가져가세요
그냥 뭐 좀 줘 항상 싸놔
그럼 그냥 집어가고 그냥 다들 그래요
그러고 살아요 제가 학창시절 때 조금 어렵게 지냈어요
그래서 주변에 친구 어머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제가 도시락 못 사가니까 친구 어머님 싸서 주시며
복사금 올라가서
친구가 딴 애들한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옥상에 올라가서 같이 한 3년을 같이 먹고 그랬어요
그게 그렇게 고마워서
지금 살림하면서도 그게 안 잊혀졌더라고요
신촌의 큰 손,
그 두툼하고
정스러운 마음
뒤엔 허기를 사랑으로 채워준 손길이 있었습니다
신촌의 시집아 터잡고 살면서
이젠 그가 신촌의 산타가 됐습니다
어머니 이게 쌀이에요? 네 어디 쌀인데요?
고창이요 고창은 하나 매고 가세요 하나씩 매고 가라고요?
네 그러면 열 사람 들어와서 한 가만히 매자
오늘 수입 잡았다 감사합니다 들 수 있을 수가 있으세요?
뭐 저거 뭐 이 정도예요 그런데요?
아저씨 그러면 이거 뭐 복례 안 바뀌고 뭐고 더 있다
가고 싶었습니다
네 네 네 네 복 받으세요
네 인신 좋은 어머니 그렇게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네 신촌의 주택가를 좀 더 걸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다
고기 냄새 이거 동네스러운 맛있는 냄새네요 안녕하세요
여기까지 오셨어? 고기 냄새가 확 나네요
노탈에서도 냄새가 났습니다
올라오면서부터 고기 냄새 사장님이세요?
지금 어르신은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80이요
12살 때 연세가 68년째 하는 거죠
아버지 사장 남부 종업원 쌀 세옥이 필요해서 전시인데
잔수를 파신 거죠
쌀 세옥 한옥이면 한 끼 먹거든요
미움 써서 잔수를 파신 갈비집이 되어버렸어요
잔술집이 저도 맛이 궁금한데요
한 점 잡숴보세요
연탄 드럼통에 구워먹던 옛날
고깃집을 신촌에서 만나게 되네요 맛있겠다
갈비가 아주 두툼한 게 구운 침이 절로 나오는데요
고기이시면 푸짐한데 뭔가 허전한 느낌
반찬은 이거 딱 하나네
예 호래지가 장사라니까
엄마 없이 옛날에 김치가 없이 소금 뿌려서 고기에다가
그냥 술 안주로 한 거예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구나
일찍 돌아가셨구나 김치가 있었죠
갈비에 양념장,
풋고추 몇 개가 전부인 단출한 상 김치
한쪽 밥 한 공기 나오지 않는 이상한 상 차린 뒤엔 6
.25 전쟁에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은 아픈 가족사가 있었습니다
홀 아버지와 12살
아들이 구워 팔던 68년 역사의 갈비 맛은 어떨까요?
진짜 맛있다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네요
살아있는 갈비 맛의 비결을 보여주시겠답니다
바로 연탄이었네 18일 동안 쓰는 거예요
천장에 18일 하루에 60장씩 60장씩요?
8시간 가는 연탄이 하루 3번씩 갈아지며
일정한 화력으로 고기를 구워냅니다
연탄풀은 도수가 400도
내지 500도가 꾸준하게 똑같이 올라오니까
마르기 전에 그냥 끓여야 되거든
여긴 뜨거우면 겉에는 익고 속에는 끓죠
그죠? 속살은 그게 육즙이 끓으니까 국물이 맛있는 거지
고기 맛의 첫 번째 비결인
연탄불을 68년 동안 하루도 꺼뜨리지 않았다는 이대현
사장님
그에게 연탄은
종교보다 뜨거운 삶의 동아줄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연탄을 끌어안고
산 세월은 사장님을 연탄 박사로 만들었답니다
68년 연탄 전문가 왈
연탄가스를 중화해주는 노하우가 바로 이 구운
소금이라네요
시골에 대가집 가면
화로를 아궁이에서 수술해서 안방에 들어가잖아요
그럼 꼭 구운 소금을 넣어 거기다가
포렴을 하고 딱 뿌리는 거야
그러지 않고
섬을 안 뿌리고 가지고 들어가면
그 영감 유무가 쓰러지는 거야 졸도하는 거야
가스에 이 가스를 약간 중화를 해서
어지러운 걸 좀 살려주더라 다른 비법은 없답니다
다만 팔선 노장이 되도록 연탄에서 고기
정형까지 직접 관리해온 수많은 날들이 모여
오늘의 신촌 명물이 됐답니다
연육제를 쓰지 않고
일일이 지방을 발라내 좋은 부위만 손님상에 올리는 양심
갈비맛을 내는 건 양념 비율도
손맛도 아닌 정직과 성실함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가난했던 소년이 일생을 걸었던 신촌의 연탄갈비
이게 진짜 누구한테 주고 싶지 않은 맛이네
이거 거의 칠 장르 많이 하세요
그 시절 어린
소년은 이 고기 한 점이 얼마나 먹었을까요
이젠 질려서 못 드실까요?
배고팠던 시절의 추억이 된 갈비
이젠 쉬어도 될 나이 하지만
사장님은 오늘도
제일 먼저 나와 가장 늦도록까지 일을 합니다
가끔 내가 저기
저녁에 서 있으면 안 없어져서 고맙다고 그래요
안 없어져서 어떻게 보면 되게 발전이 없는 건데
우리는 그거를 안고 있는 거죠
추억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그 집 문 닫았대 하면
내가 좀 아쉽잖아요 미안하고
그래서 그냥 그런대로 이어나가는 거예요
네 그 모습 그대로 언제 가도
그 자리에 신촌의 역사와 추억으로 계셨으세요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네요
처음논 거리 작은 광장에서 버스킹
청년의 노래에 잠시 발길이 멈춰졌습니다
서울 신촌 김현식과 김광석이 노래했던 그 거리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찾고 싶으셨나요?
저는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고 돌아갑니다
누군가는 오늘도 단 한 명의 손님을
누군가는 찌개 한 솥에 꿈을 지피고
누군가는 청년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고
누군가는 추억을 굽습니다
한옥집 열린 대문 안에서는
오늘도 정스러운 웃음꽃이 피어나고
누군가는 오늘도 어제처럼 거기 있습니다
방송에 소개된 명소를 찾아 인증샷과 소감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대장산 아랫마을 정읍을 시작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