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신년특집 남대문 일대
2020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설레는 마음에 조금 서둘러 나왔는데요
코 속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면서도 쨍하네요
음 상쾌하다 제가 서 있는 곳은 바로 남산입니다
저처럼 새벽잠 물리치고 일출을 보러 오신 분들이 많네요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소원을 빌어보시죠
영화의 강추위를 뚫고 새해 소원을 빌려온 분들
그 소망 한번 들어봐야겠죠
모두들 소원 꼭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서울에 2020년 제 소원을 한번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같이 소망을 한번 기도해 보시죠
제 소원은 건강한 대한민국,
건강한 오늘은 한양
도성이 감싸고 있는 서울의 도심을 걸어보겠습니다
남산 아래 작은 공원입니다
공원을 오면 이 운동을 빼놓을 수 없죠
미안해 미안해 고맙다,
나무야 저기 운동들 하시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한국 분들만 계시는 건 아닌 것 같죠?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 덕분에
저도 덩달아 따라하게 되네요
건강한 젊은이를 만나니 장난기가 발떡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한국말은 잘하시네 어느 정도만 할 수 있습니다 바꾸세요
같이 팀인가봐요?
네 팀 아니고
그냥 친구 우리 길이 만나서 그냥 모임하고 운동합니다
선생님 튼튼하게 보여요 운동하세요?
네 가끔 하죠 자주는 못하는데
오늘 하실래요? 오늘 하세요 새해도 됐으니
저도 몸 좀 풀어볼까요?
보기엔 어려워요 뭐 이 정도야? 거뜬하지 싶었는데
직접 해보니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게 안 올라가네 제 다리가 이렇게 무거웠나요?
한 번 더! 한 번 더! 화이팅! 네, 잘하셨어요 땀나요
땀이 나요? 추운데요?
두 분은 어떤 건? 제 와이프 같은 집에 사는 분이구나
네 감사합니다
부부 두 분도 이렇게 운동하시다가 만났나?
운동을 둘 다 좋아해서 그래서 반했죠
이렇게 남산에 올라와서 산책해보니까
정말 이 주위에 금방에 운동
산책하러 오시는 분들은 너무 좋은군요
자연에 운동하거나 산책하게 되면 너무 행복하고
새소리 듣고 햇빛도 있고
공기를 마시면서 너무 좋은 생활이에요
남산을 좋아하는 미국인 딘
그는 친구들과 벌써 4년째
남산에서 운동을 하고 있답니다
자연 속에 작은 헬스장을 만들었죠
여러분 운동할까? 좋아요 좋아요?
여기 그런데 운동기구가 독특하네요
톱나무와 테이어가 이곳에선 최신형 헬스 장비가 된답니다
이런 운동 보셨나요?
대학 교수이자
스포츠 윤리학 박사인 딤은
공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을 직접 개발했답니다
정말 대단하죠?
자연에서 하는 건강한 운동 방법을 알리고 있는 남산
애호가인 딘
그의 남다른 운동 실력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이 함께 모여 운동을 하게 된 거죠
운동을 통해 만나 이제 친구가 되었답니다
다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고
부창구수가 따로 없네요
아내인 예지 씨의 운동 실력도 남편 못지 않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도전
몇 차례 안 나가고?
몇 차례? 4개, 5, 6, 7,
8 으악! 이 아저씨 66이야 와! 와! 와! 됐어?
저거 60KG 60KG? 네 아이고
60KG? 아, 여러분 한 번 더 시작해 아이고 죄송합니다
새해 운동을 계획하신 분이 있다면
남산에서 딩과 함께 뛰어보시죠
2020년엔 모두들 더 건강하세요
남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왔습니다
아, 서울로 옛 서울역 역사에서 시작해
회현동까지 중림동과 회현동을 이어주는 서울로입니다
차들만 다니던 고가도로가 사라지고
복잡한 도로
위를 두벅두벅 걸어갈 수 있는 사랑의 길이 만들어졌죠
이쪽은 서울역 저쪽으로는 남대문 회현동이 보입니다
이쪽으로 가면 남대문 시장이 또 나오네요
오랜만에 남대문시장 한번 가보겠습니다
서울로를 건너면 금세 남대문시장에 도착합니다
서울로 7017이 생기면서
시장 손님도 전보다 늘었다네요
하루 40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한국의 대표 시장이죠
없는 게 없는 남대문시장엔 떼수건도 난다릅니다
어머니 이게 떼수건이네요?
그런데 요즘에는 떼수건이 진화해서 장갑으로 나오는구나
중국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사가요
이거 재밌네 이거 벗겨지지 않으니까 잘 밀어지겠는데요
그렇죠? 추우시겠다 따뜻해요 따뜻해요? 앉아계셔요
네 네 어우 여긴 따뜻하네 와 뜨거운 바람이 훅 나온다
여기 어우 진짜 따뜻하다 여기 뭐 사시려고 오셨어요?
이거는 3천 원
이거 제일 비싼 거예요
어머님이 장사 잘하시겠어 구수해가지고 욕도 잘해요
욕도 잘해 아우 체육이 따뜻해 아주 좋아
저는 잠시 저쪽으로 가 있을게요
네네네 아이고 좋아 장사 좀 해야 되겠다 할로우
데스건 오케이 또 가야지 아 진짜 따뜻하다
이거 다음에 이거 안 입으라고 그냥 불러오셔요
남대문 시장에는 고양이 뿔
군복골목만 빼놓고 없는 게 없다고 하는데
아마 고양이 뿔도 있을 것 같아
남대문시장에는 정말 다양하게 와 여기는 또 군복골목이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네 여기는 다 군복골목이네
요즘엔 군복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랍니다
새해를 맞아 남대문 시장이 더 활기찬 분위기네요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개량 한복을 입으시고 그렇죠?
네 아이고 여기 또 아주 하트 모양으로
이렇게 그러시는 분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라고
기박복 하시라고 축석해서 네?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니야, 괜찮아요 오늘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됐네요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하트 모양의 강정
손님들을 사로잡기 위한
젊은 사장님만의 특급 서비스랍니다
근데 어디 저만 받을 수 있나요?
아, 이렇게요?
우리.. 동네 한바퀴 시청자 여러분께 하트 선물하겠습니다
물엿의 적당한 농도를 맞춰 부드러운 맛을 살리고
다양한 견과류를 넣어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잡았다네요
태권도 사범 출신의 대윤 씨는 10년 전
학원이 어려워지자 직접 강정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전직을 살려 무술을 하듯 빠르고
힘차게 비비는 것이 노하우죠 최대한 빨리 비벼야 합니다
그래야 맛이 부드러움이 빨리 코팅이 돼서
부드러움이 더 유지가 많이 돼요
남대문 시장의 문을 연 지
이제 막 세 달이 됐다는 김대훈 사장님
그가 남대문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을 만나기 위해서랍니다
한국의 전통 강정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잡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하네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인 국정의 사장님,
올해는 그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시장에 오니 그동안 꼭 사고 싶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모자점이구나 모자장갑
모자 말고 귀마개도 있죠? 귀마개 보여드릴게요
갑자기 웬 월동 준비를 하나 싶으시죠?
사실 겨울에 동네 한 바퀴를 촬영하다 보면
제가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는데요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요즘엔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죠 소비자는 편리해서 좋고
소상공인은 수수료가 낮아 이익이랍니다
고생하는 제작진을 위한 저의 작은 선물입니다
귀가 빨개서 괜찮아?
네 18000원의 선물이 너무 기분이 좋네요
이제야 제 발걸음이 좀 가벼워지네요
시장을 구경하다 보니 출출하던 채
제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있습니다
칼국수 골목인가 봅니다
이제는 남대문 시장의 명물이 된 칼국수 골목
직접 와보는 건 처음인데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좁은 골목에 사이좋게 붙어있는 가게들
대부분 4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남대문 시장의 산 증인이랍니다 이 세 자매면
세 분이 하시나 봐 제일 큰 언니 제가 둘째입니다
아 그러시구나 이 간판은 세 자매인데
몇 남매세요 전부? 4여 1남 아
4여 1남? 막내가 아들이고요
딸이 4신이에요 몇째 딸이 빠진 거예요?
셋째가 제일 이쁜 딸이 빠졌어요 못생긴 것들만 나오고
이쁜 거는 빠졌어요
다 이쁘신데
뭐 근데 이 반찬을 아주 주먹이 싸놓으셨네
여기는 뭐를 주러 왔어요?
오리밥 드시면 다요새가 냉면 이렇게 서비스 나오고요
찰밥 드셔도 갈비수
냉면 서비스는 찰밥을 드니까 보리밥 드세요
보리밥 드세요
보리밥 담당은 둘째 정순씨
뜨끈한 보리밥에
손맛 좋게 버무린 나무를 올려내면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
그만이죠
칼국수는 주문과 동시에 면을 만듭니다
32년 동안 변함없이 이 자리를 지킨 큰언니의 칼국수
그 세월 동안 또 변하지 않는 게 있죠
바로 넉넉한 인심입니다
이게 진짜 손맛이네 야 이거 다 못 먹는다
이거 조금 먹는 재미있다 야 맛있겠다
보리밥 한 그릇에 칼국수와 냉면까지
게다가 무한으로 먹을 수 있답니다
예나 지금이나 푸짐한 시장인식
그러면 맛은 어떨까요?
맛있겠다 아
이거 잘 지우시겠다
잘 지워 진짜 푸짐하다
이렇게 해서 6천 원을 받으시네 네, 그러니까요
그렇게 많이 주시면 어떡해요?
그 시절에, 순례 시절에 사람들이 많이 주세요,
많이 주세요
시장에 가서 각자 맡은 일이 있다는 세 자매
동생은 냉면 담당이죠
무직하고 손맛 좋은 동생들 덕에 단골들이 많답니다
함께한 지 벌써 22년
든든한 두 동생 덕분에
언니는 남대문 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답니다
나를 오늘 이렇게 하는 게
진짜 언니에겐 희망의 칼국수라네요
고향인 남해를 떠나 빈손으로 시작한 타양살이에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 세 자매
뜨끈한 칼국수만큼이나
세 분의 시원시원한 웃음소리가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시장을 나와 걷다 보니 익숙한 풍경이 보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죠?
네, 맞습니다
케이블카죠 오랜만에 제가 추억의 장소를 찾았답니다
출발하겠습니다
60년대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객용 케이블카
오랜만에 타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여기 케이블카는 하얀 눈이 내렸을 때
케이블카에서 흰눈이 소복하게 내리는 날
안에선 꼭 붙잡고 와야겠습니다
남산을 내려오니 작은 동네를 만났네요
서울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번화한 도심
그러나 여전히 옛집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구수한 말소리가 들리네요 말씀들 안 오시나 봐
시끌벅적하네
무슨 얘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하시는지 만나봐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와 서울 한복판에 방공호가 있다네요
이게 지금 광봉 위에 깊어요 몇 미터나 되나요?
이게 어두워서
여기 불이 좀 신기한 풍경의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안쪽까지 그러네 저 안쪽까지 있어요
안쪽까지 막았네요 더 깊었는데
막았어요 이야 여기가 바위네요
네 바위에요
여기가 천연 보관소가 됐네
네 옛날에는 냉장고 구할 때는 저기다
젓갈, 소금, 김치 이런거 냉장고식으로 쓰다가 6
.25때는 여호가서들 피난 도하고 했잖아요
네 그렇겠네요 해놓은 굴이 지금 한 4개 정도 있어요
아 지금요?
아직? 동네 한편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
사실 회현동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살던 거주지였답니다
당시 일본인들이 전쟁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방공호는 얼마 전까지
동네 어르신들의 쉼토로도 쓰였다네요
겨울에는 이런 구운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하니까
동네분들이 수박 같은 거 갖다 자리 깔고, 빡에서 먹고
동네 주민들 얘기도 하고
이런 장소로도 많이 있었어요
고층 빌딩으로 가득한 도심
한복판 이곳에서 백여 년 전 서울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번엔 동네 깊숙이 들어가 볼까요?
계단집 계단 이 계단이 많아서 계단집인가 봅니다
뭐하는 집인지 모르겠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은은한 커피 향이 나는 거 보니 카페인가 보네요
계단집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나요?
지나다가 여기는 적상가옥을 개조한 거 같아요
재생사업하는 거 있죠
일화로로 비어있는 적상가옥을 매입해서
이곳에 카페를 만들어야 되니까
주민들이 조합해서
동네 주민들이 이렇게 같이 공용으로 운영하시는 거구나
서울시가 오래된 집을 매입해 마을 카페로 만들었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는 모두 주민분들이죠
평범한 주부에서 바리스타가 되기에
무려 1년을 공부했답니다
주민들의 소통의 공간이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마을 카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작은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죠
저도 잠시 쉬었다 가야겠습니다
주보 경력을 살린 직원들이 피는 물론
디저트까지 손수 만든답니다 맛있네요
쉬엄쉬엄 걷다 보면
참 생각지도 않은 보물을 만드는 것 같아요
남산에 오면 잠시 들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걸음의 속도를 늦추면
뜻밖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곳처럼 말이죠 안녕하세요
제가 나가야죠?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길 잘 가르쳐주는 집이네요 어떤 일이요?
왕님이 나오세요 네, 네, 네 고맙습니다
아니, 그런데 저 길을 잘 가르쳐주시면
여기 남대문시장에서 오래 생활을 하셨나 봐요
한 40년 됐어요
40년 길을 가르쳐주는 이유라도 있으세요?
무슨 이유요, 이유가 이렇게 가르쳐주다 보니까
몇 년 전에 어떤 남자 손님이 이렇게 갖다 붙여주셨어요
그런데 붙이니까 맺히면 쑥스럽고 죽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해보니까 재미있어요 아,
그러세요? 모르는 사람하고도 이렇게 대화를 나누잖아
내가 아는 걸 가르쳐주잖아 이 작은 안내문이 참
많은 변화를 가져왔답니다
한국 사람도 헷갈리는 복잡한 난내문 시장
그곳에서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들에게
사장님의 한마디는 나침반이 되어주죠 이 쪽으로 올라가서
거기에 가고,
아니면 이 쪽으로 버스를 타고
외국어는 배워본 적도 없죠
그래도 웬만한 말은 척척 알아듣는답니다
듣는 거는 듣고
영어 같은 건 많이 들으니까 무슨 뜻이구나
우리 사촌 동생이 오더니 언니
어떻게 영어로 한 단계 다 답변을 하고 나한테 그래 야,
그 사람이 나한테 뭘 묻거니? 환율 아니면 길이지
여우가 뭐 별건가요?
마음을 열고 듣다 보면 다 통하는 법이랍니다
그런데 길만 알려주시는 게 아니라네요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손수 청소까지 하신답니다
쉽게 지나칠 만큼 작은 상점이지만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매일 꽃을 꽂는 사장님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요즘 사람 사는데
흥이 좀 나게 그래야 사람들이 나하고
대화를 나누고 오고 가는 정이 있잖아
그러니까 이렇게 지내는 거지
요가 사람들이 많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저기를 해요
시장 바닥인데
살벌하게 아무것도 없으면 너무 살벌하잖아요
계속 이렇게 하는 거예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거리의 작은 환전소에서
꽃처럼 향기로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봄처럼 따뜻한 사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조금 새로운 곳으로 가볼까 합니다
혜연 지하 쇼핑센터 오랜만에 지하상가에 가보겠네요
계단을 내려가자 눈에 띄는 곳이 있네요
아주 지하도 아니고
지상도 아니고
가운데 층이네 두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시계 수리상죠
제 관심법으로 보니
이곳에 재밌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기서 많이 뵀는데
추운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지나다가요
저기서 보니까 여기가 조그맣게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지하도 아니고
가운데 층이네요 지상도 아니고
네 아주 아담하고 좋네요 깜짝이야 안녕하세요
거기도 또 공간이 있군요
수제자시네 네 몇 살이에요?
제가 올해 마흔 두 살이에요 그래요? 되게 젊어 보이는데
아 네 아저씨들이 좀 어휴 시계들이 많네요
이게 타시는 건가요? 안 해요
술이 맥디시고
안 찾아가신 것도 근데 저렇게 많이 안 찾아가셨어요?
저기 못 쓰는 것도 있고
안 찾아가시는 것도 있고
그래요 제일 오래된 시계는 얼마나 됐어요?
노인회가 저 노란 걸 갖다 맡기셨는데 회중시계 한 4,
50년 된 것도 있을 거예요 이 시계를 저기 동네 마키
시청자 여러분 이 장인 시계점에 시계를 맡기신 분
얼른 찾아가세요
사장님이 그냥 가지신답니다
얼른 와서 찾아가세요 얼른 와서 찾아가세요
수년이 지나도록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시계
그래도 매일 아침 사장님은 시계가 잘 가고 있나
확인하신답니다
수리를 맡길 만큼 소중한 시계였기에
언젠가 꼭 찾으러 올 거라 믿는다네요
여기 있는 시계는 전부 다 오래된 시계인데
요즘 신형은 없어요 거의 다 이거 다 추억이 있고
그 사람들이 뭔가 사연 있는 시계들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손님들의 사연만큼 이 시계를 보관하고 있는 거예요
올해는 이 시계들이 꼭 주인을 만나길 바라봅니다
요즘 누가 시계를 고쳐서 쓸까 싶지만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저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네요
돌아가신 장인 어른이 생각나 더 소중한 시계랍니다
이제는 새 국가입니다
부품도 나오지 않을 만큼 오래된 시계
손톱만큼 작은 부품을 하나하나 꺼내
고쳐야 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그래도 가장 뿌듯한 일이랍니다
이런 시계 고치는 게 기분이 굉장히 좋아
영혼을 다시 살리는 것 같아
그렇게 이런 식에 곤쳐들으면
또 내 그 양반 또 어머님 생각도 나고
내 어머님 생각도 나고 그 양반이 좋아하시면 나도 좋고
그렇지 낡은 시계 속 먼지를 털어내고
옛 추억을 되살리는
미일 사장님이 50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랍니다
이번엔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와, 이게 뭐 LP판들이 많네
이런 스피커도 참 오래된 스피커들이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아이고 네 마비인 분인데?
굉장히 오래된 전축들이 많네요 그렇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수집해놓고 이렇게 음악 틀고 있습니다
잠깐 있다 가야 되겠네요
네 네 네 작은 박물관이 따로 없습니다
최초의 에디슨 초기 발명품입니다
레코드 여기 써있듯이
곡이 다 달라서 몇 개 보여드리겠습니다
에디슨 사인이 있습니다
이게 약 7분 정도 써놓은 한 곡,
두 곡 정도가 수록이 되어 있죠 한번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럼 이것도 100년이 넘은 거네요? 넘었죠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합니다
지금 음악을 들으니까요
우리 그 채플린
무속영화에 나오는 그 음악이 생각이 나네요
저녁에 딱 불을 끄고 들면
내 생일에 한 번씩 틀어주는 거예요
1년에 한 번씩 보기만 해도 멋있어요
여기 포탑 위에 야외 전축이라고 하는 거예요
사장님이 저를 위해 또 다른 선물을 꺼내주십니다
75살이 된 휴대용 전축이 만들어내는 소리
저와 함께 감상해 보시죠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느림의 아름다움을 맛보았습니다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야, 이 틈 사이에 간판이 있는 거 보니까
저게 골목 끝집
고층 빌딩들 사이 남아있는 작은 골목길
이런 곳엔 분명 빛나는 보물이 있기 마련이죠
진짜 이 빌딩 가운데 한옥으로 저렇게 아직 맛있겠다
담도 참 오래된 담이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머님이 사장님이시군요
네 이게 뭐예요?
굴린만두예요 네? 이북에서 만두를 만들고 속이 남잖아요
만두 피가 모자라요 굴린만두를 해 먹었어요
굴림만두를 해서 팔아요 어머님 이북에서 내려오셨어요?
네 어디서? 평양에서
일상택배 이 집이 지금 들어오다 보니까
굉장히 오래된 집이네요
네, 굉장히 오래된 집이에요 우리 시집이 집이거든요,
여기가 이 집이요? 어머니 진짜 깜빡이 하고 있었네요
저도 이 굴림만두국 하나
어머님에게 배운
이북의 맛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박해숙 사장님
이북식 만두는 당면을 넣지 않고 숙주와 부추
그리고 돼지고기를 듬뿍 넣어 만든답니다
지금도 한겨울에 항아리에 묻어두고
먹던 그 맛이 떠오른답니다
전쟁을 피해 도망치듯 떠나왔죠
고향에 가족을 두고 온 어머니는 끝내 돌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답니다
명절이 되면 그리움을 혀끝으로 달래셨던 어머니
어느덧 어머니의 나이가 된 딸이
이곳에서 만두를 빚는 이유는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이 맛을 꼭 전하고
싶어서랍니다
만두피 대신 달걀을 묻혀 한소끔 삶아내는 굴림만두
사골육수에 굴림만두 몇 알을 띄우면
그 시절의 만두국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기를 삶으시는 사장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또 다른 고향 음식을 보여주시겠답니다
이북에서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돼지고기로 존도
지져요 여기 와서 고기조를 했더니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고기존도 있느냐고
그러니까 여기 보면 그냥 소고기 다져서 하는 거
그런 것만 있지 돼지고기 하는 건 없잖아요
기름기가 많은 돼지의 뱃살구이를 푹 삶아낸 후
달걀옷을 입혀 붙여내는 평안도식
고기전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이북에서
주로 잔칫날 해 먹던 음식이랍니다
돼지고기 오늘 제가 잔치상을 받았네요
이거는 이북에서 한 번 더 고기 좀 한 번 잡숴봤어요
이것도 주셔서 그래요 양이 진짜 많다
신나와 옛맛을 그대로 살린 굴림만둣국
그 맛은 어떨까요? 이 육수는 사골 육수입니다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하면서
또 그 사골의 맛이 그대로 풍겨 나오네요
이북식 고기전은 저도 많이 먹어봤습니다
맛있다 맛도 부드럽고 진짜 엄마 생각이 나네요
여기 손님들이 이북에서 온 사람들은 먹으면
부모님이 안 계시는데
부모님이 생각난다고
그러는 손님들도 많아요
잊고 있던 어머니의 손맛이 떠오르네요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에 고향을 담아내는 사장님
오래오래 이 자리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고향을 담아내는 사장님 이 사랑의 열쇠가 끝없이 있네
많은 사연을 담고
또 많은 사랑의 약속을 하면서 여기다
이렇게 열쇠를 잠궜네요
저도 자물쇠에 새해 소망을 적어볼까 합니다
동네 한바퀴 시청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여기다가 걸어놓겠습니다
2020년 경자해 여러분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야경이 참 좋다
해가 저무는 시간 발걸음을 돌리며 떠올려 봅니다
남산에서 힘차게 아침을 여는 두 부부와 굳건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얼굴 내일도
그 작은 골목엔
뜨거운 우애를 나누는 세
자매와 그리움을 빚는 어머님이 계시겠죠
방송에 소개된 명소를 찾아 인증샷과 소감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몇을 많이 먹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