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케어스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지.
케어스?
놀라운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
그날은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신규씨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
김신규씨가 바로 첫 출근을
하는 날이었거든.
김신규 씨의 직장은 다름 아닌
서울시청. 맞아. 김신규 주무관은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거야.
오.
서울시 공무원이 된 김신규
주무관은 떨리고 긴장하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어.
하지만 출근 1시간 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어. 회의실에서 큰 소리가
나고 있었기 때문이었어.
그 부서 과장이 담당을 쥐 잡듯이
잡도리하고 있는 거였어.
"내가 일일이 이런 것까지 지시해야 돼?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
이렇게 말이야.
충격이다.
김신규 주무관은 첫날부터 이 부서
생활이 순탄하지 않을 것을 예감했어.
김신규 주무관의 예감은 틀린 게
아니었어. 이건 그 당시
업무분장표야. 한번 볼래?
어떡해...
과중하지? 김신규 주무관은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어떻게 되었을 것 같아?
어떻게 됐는데?
정확히 1년 후, 인사철이었어.
김신규 주무관은 고충을 쓰기로 해.
어떻게 해서든 이 부서를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지.
그 당시 김신규 주무관의 심경을
우리는 들어볼 수 있었어.
한번 볼래?
그 과에 적응하는 거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일단 업무량도 적지
않았거니와, 팀장님, 과장님도 아무리
고민하고 노력해서 보고서를 써 가도
칭찬받기는커녕 질책만 하시고 불분명한 지시만 내리셨어요.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어요. 어느 날 유연근무를
사용했는데, 직원들이 싫어하는 내색이시더니
과장님이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우리 과에 책임감 없이 유연근 를 사용하는 직원이 있다고
그렇게 공개적으로 저격을 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김신규 주무관은 1년이라는 시간을
버티고 버틴 끝에
결국 몸과 마음의 병을 얻게 돼.
김신규 주무관은 며칠간 병가를 쓰다가
그 부서를 떠났어.
[한숨]
그런데 김신규 주무관이 떠난 지 몇 달 후
여기저기서 놀라운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어. 그 부서가 좋아졌다든가,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선호 부서가 되었다,
웃음이 넘치는 좋은 분위기의
부서가 되었다는 소문들이었어.
심지어는 서울시가 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게 된다면
그 부서 덕분일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어.
그래서 김신규 주무관은 직접
알아보기로 결심했어.
그 부서에 있을 때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직원에게
메신저를 보내봤어.
지난번 인사 이동 때 일이야.
다름이 아니라 부서 구성원들이 많이 바뀌게 된 거였어.
놀라운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
김신규 주무관은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
바로 케어스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지.
케어스?
새로운 과장님이 첫날부터 회의실에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얘기해.
오늘부터 이 부서에는 케어스라는
원칙을 적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케어스가 뭐였냐면,
자, 여기 보이지? 같이 읽어볼까?
C, Collaboration, 협력.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한다.
A, Autonomy, 자율성
연가나 유연 근무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
R, Recognition, 인정.
노력이나 고생을 인정해 준다는 거야.
E, Explain, 설명하다.
지지의 이유를 설명해서 받아들이게 한다는 거야.
S, Solution & Sharing, 실수에는
질책보다는 해결책 위주로 대응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등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한다는 거야.
이렇게만 되면 너무
합리적인 조직일 것 같지 않아?
그런데 놀랍게도
과장과 팀장, 그 부서 구성원들 모두
이 원칙을 전부 지켰어.
과장님.
제가 많이 노력했지만 제 선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럼 저도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부서에도 의견을 물어볼까요?
[기침소리]
주임님.
몸이 안 좋아 보이는데
오늘은 일찍 들어가 보시면 어떨까요?
시급한 안건도 없고...내일 유연근무를
하시거나 휴가를 내셔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번 회의 때는 아주 고생이
많았습니다.
올해 주임님의 실적이 여러 가지로
많고 다른 팀원들과 팀장님도 주임님을
칭찬해서 우수 직원으로 주임님을
추천하면 어떨까 하는데요.
감사합니다, 과장님.
주임님이 열심히 일하신 결과인 걸요.
그리고 미안하지만 지난번 회의 결과
보고는 금주까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실국에서 활용 여부를 검토해야 할
사안이 있어서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케어스라는 마법의 다섯 글자,
그 원칙을 지킨 것만으로
서울시 최악의 기피 부서가
최고의 선호 부서가 되었어.
그리고 김신규 주무관은
완전히 달라진 그 부서에 이번에 다시
전입하려고 한다고 해.
이번에는 신규 주임님도 그 부서에서
행복해질 수 있겠지?
그런데 말이야.
아직 더 놀라운 이야기가 남아 있어.
들어볼래?
이 케어스라는 원칙은
사실 이 이야기 속의 가상 부서의 원칙이 아니라
서울시 조직문화 진단 결과
우수 부서의 공통적인 특성이야.
갑질 없는 합리적인 소통 방식과 자율성,
그리고 부서가 함께하는 태도가
전체적인 조직의 분위기를 청렴하게
바꿀 수 있다는 거야.
어때? 이 케어스라는 원칙만 지켜도
서울시 청렴도도 더욱 향상될 수 있겠지?
어떠신가요? 지금 서로 케어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