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어쩌다 하루> - 어쩌다모퉁이(세운상가, 서울미래유산)
서쪽으로는 가회동,
북쪽으로는 삼청동을 지척해둔 서울시 종로구 개동
조선시대 서민들의 의료기관이던
재생원이 계생동으로 불리다가
지금의 개동이 됐다고 하는데요
건물들이 다 낮아요
거기서 오는 차분함과 편안함이 있고요
그리고 한옥, 기와장입니다
기분이 주는
그 느낌이 있어서 이 동네가
특별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가 평소 좋아하는 한옥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여행 시작부터 기분이 아주 들떴는데요
여기 다 한옥이네 너무 예쁘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어쩌다 오게 되셨어요? 한옥마을이 좋다
그래서 지인분이 왔거든요
그런데 이쪽
골목이 너무 멋지네요 이 동네가 어떻다는 이야기
들으셨어요?
우리나라 전통 골목? 한옥으로 어우러진... 한국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혼자도 좋지만
어쩌다 이렇게 인연을 만난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은데요
얼마 가지 않아 아름다운 한옥 특이하게도
이곳은 2층 구조로 지어졌는데요
모든 뼈대가 나무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목조 기화집인데요
470개의 서울 미래 유산 중에 한 곳입니다
인증 사진도 한 장 남겨줘야 되겠죠
혹시 제 이름 뭔지 아세요?
모르지요
저는 손정은이라고 합니다 혹시 아시는 분 계세요?
다음 여행에서는 저를 많이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어쩌다 만난 이분들과 기념사진도 한 장 남겼습니다
개동해서 많은 추억 담아가시길 바랄게요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시 혼자 길을 나섭니다
우와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텔레비전 뿐만 아니라
계동의 이 골목길에는 가게
주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는데요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많아지면서
계동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이곳을 지키는 상인들의 모습은 오래전
그대로라고 하는데요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계동 큰 길가 중심에 자리한 이 분식집도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묵부터 백반까지 메뉴는 다양하지만
이곳의 주인공은 바로 요 맛탕인데요
달콤바삭 진짜 맛있더라고요
고구마튀김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의 입맛을 오랜 기간 사로잡은 이유가 있었네요
와, 진짜 잘 튀겼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하네
그런데 어쩌다 여기서 이렇게 식당을 하시게 된 거예요?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맛탕, 튀김, 김밥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큰아들이 지금 서른 넷이에요
35년 전 고향에서 처음 올라와 지금의 자리에 분식집을 열었다는 사장님
가정을 꾸리고 두 아이를 건강히 기르게 한 계동길은
그의 삶이 온전히 담겨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정들었던 동네고 동네에서 서로 이웃집 사람들 알고 웃고 지내고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계동 골목길
모퉁이를 돌다 발견한 흑백 사진들은 어쩐지
계동의 소박한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걸어오면서 계속 흑백 사진들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되게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이 사진관에서 찍은 게 아닌가 싶어요 궁금한데요
저기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나가다가
흑백 사진들이 가게에 많이 붙어있는 거예요
재작년에 여기 거리에 축제가 있던데
그때 여기 오래 계셨던 상인들 위주로 촬영을 해서
그 분들 인터뷰랑 같이 전시를 했었거든요
언젠가는 이곳의 모습도 변하겠지만
사람 냄새 가득한 동네
토박이분들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답니다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진을 받아볼 수 있는 이곳은 외국 패션 디자이너가 찾는가 하면
국내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지가 되기도 했었다네요
계동길에서의 기억을 남겨보고자
저도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41년에 나를 한번 돌아봐주세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는데요
인생의 수많은 추억들이 갑자기 소환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이렇게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해야 되기 때문에
사진을 받아보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치 오래된 서랍장에서 발견한 보물처럼 아날로그였어요
물씬 풍겼습니다
제가 단 한 번 찍은 전신 사진이 나왔습니다
근데 정말 이거는 여러분께서
실제로 보면 더 느끼실 거예요
이 흑백 사진만의 느낌이 있어요
필름 카메라로 찍은 거
진짜 만족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집에다 잘 보관해 놓을게요
네, 좋은 추억되세요
추억 한 장을 선물 받은 여행길
꾸미지 않은 매력이 멋스러운 계동을 지나
종로의 또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저 멀리 길 건너 세운상가가 보이는데요
세운상가를 대표하는 로봇이에요 안녕하세요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상 내 자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관절이 되게 많이 움직이네요
머리도 많이 움직이고
세운상가를 대표하는 로봇이어서 세봇이래요
세봇
세봇 안녕
과거 서울을 대표하는 전자제품의 메카였던 세운상가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타운이 재정비를 거쳐
반세기만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특히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길은 상가
일대 활성화를 돕는 숨은 공신이라는데요
LP 청음실 오 LP판이라니 안 들어가 볼 수가 없죠
먼저 오신 분이
음악을 클래식부터 가요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청음실입니다
진짜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듣던 걸어다니면서 듣는 그거 아니에요
옛날에 이거 다 늘어지고 그랬었는데
저는 이 곡이 듣고 싶습니다
넥킨콜의 Unforgettable
넥킨콜의 중후하고
묵직한 목소리에 매료돼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Unforgettable을 골라봤습니다 이
지지직거리는 소리 들리세요?
LP만의 특유의 소리 잠시
저와 함께 그 당시 1950년대로 떠나보시죠
세운상가로 오가는 누구나 무료로 음악연기가 가능합니다
추억을 들려주는 아름다운 공간이 탄생된 건
이승근 장인 때문인데요
그동안 모은 모든 LP판을 이렇게 공유하셨다고요
제가 이 세원상가 발을 들여놓은 지가
금년이 아마 55년 됐을 거예요
현재는 아마 제 9참이더라고요
그래서 세원상가에 와서
뭔가 상징적인 게 있어야 되겠더라고요
우리 음향기
기술자들하고 이 음악하고는 밀접한 관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걸 동기가 돼서 여기다 음악실을 만든 거예요
이곳에는 청음실 말고도 재미있는 공간이 또 있는데요
세운상가 일대의 기술
장인들과 소상공인들이 만든 아이디어 제품들을 구경하고
구입도 할 수 있는 장소랍니다
또 세운상가의 역사와 함께한 기기들도 보이네요
오히려 옛날 게 요새는 좀 새로운 것처럼 느껴져서
그런 감성들이 더 좋고 왔던 것 같아요 3,
4년 전만 해도 이쪽이랑 을지로
이런 거 다 죽어있었었는데
그때 뭐 시상권 같은 게 다 죽어있었었는데
이렇게 요즘에 뉴트로 붐이다
하면서 많이 살리잖아요
그렇게 살리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게 되고
찾고 찾고 사람 되고
입소문 터지다 보니까
더 상권이 많이 발달돼서 더 좋은 것 같아요
과거 탱크도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올 텐데요
세운상가 다시 세워진 이곳
세운상가는 이제
젊은이들이 찾는 도심 속 여행지가 됐습니다
젊은 청년들의 열기는 작업실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국 최초로 전자교환기를 제작한 50년
경력의 류재용 장인은 청년 디자이너
청년 디자이너들은 항상 음악
소리가 나는 류재용
장인의 작업실을 자주 찾았다고 하는데요
자연스럽게 친해지다 보니까
이렇게 좋은 결과물을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젊은 친구들이 연구하는 거 보니까
정말 내가 연구하는 것도 연구하는 거지만
그 친구들 연구하는 건 더 재미있게 하더라고요
나는 혼자 하니까
그냥 독학이라고 하네 그냥 힘들게 하는데
그 친구들은 이렇게 서로 대화하면서 자기 모르는 거
다른 사람한테 배우기도 하고 알려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어울리면서 서로 주고받는 거
유재룡 장인님과
좀 더 다양한 음향 기기들을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유재룡 장인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 장인이나
소상공인 분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뭔가 재밌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로 새롭게 탄생한 이곳
장인의 학년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에서
마치 종로의 오래된 미래를 한눈에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개동도 다녀오고
또 세운상가도 갔다 왔는데요
아까 LP 청음실에서 봤던 그 멘트가 생각이 납니다
추억을 고쳐드립니다 추억을 돌려드립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더 이상 낡음이 버려야 되는 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되는 거
더욱더 새로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음 주에도 더 멋진 동네를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릴게요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