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찾아가는동주민센터
도시의 기막힌 반전이랄까요
서울에 이런 동네가 다 있네요
저 바위가 바닥을 그냥 다 덮고 있네요
무슨 보물을 발견한 기분입니다
정말 대단하네
널찍한 바위로 된 자연천 참 오랜만입니다
졸졸 흐르는 냇물은 또 어떻게요
여기가 무수골, 무수천이라고 하는데
불과 한 1KM 정도 되는데
저렇게 아파트촌에서 1KM 정도에 오니까
산속에 있는 시골처럼 환경이 확 달라지네요
도봉산의 자태가 정말 아름답네요
기와지붕 너머에 있는 도봉산의 안봉
기가 막히네
이곳에서는 흔하게 보는 동네 뒷산이 서울의 명산
도봉산입니다
도봉산이 감춰놓은 동네 같아요 이
도봉산의 속살을 품은 동네 참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깊고 너른 품만큼 넉넉한 이웃들이 살지는 않을까요?
오늘은 도봉산 아랫동네로 떠나봅니다
도봉산 골짜기 내밀한 속살 같은 마을로 올라가 봤습니다
안녕 오, 논이 층층이 있는 걸 이 다락론이라고 하죠
별천지가 따로 없습니다
이야 서울에서 유일하게 다락론을 볼 수 있는 무숙볼
근심 걱정이 없는 마을이라는 이름답게 호젓한데요
저기 뭔가를 하고 계시네요
얼마 뒤 있을 시제 때 쓰려고 밤을 토는 중이랍니다
세상이 좋아졌다 해도 밤
딸 때 필요한 건 오직 힘 만만치 않아 보이죠
그래도 탈탈 털어내니 수확이 싹 좋습니다
와 이거 위험하다 위험하죠
네 그러게요 한 번 따보시겠어요? 한 번 따볼까요?
아이고 요리요 그죠? 이거 반동 주시면 돼요
네 네 옛날에 좀 해봤어요
구경하기도 힘든 비위한 경험을 제가 놓칠 수 있겠습니까?
생각만큼 잘 되진 않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어 힘든 줄도 모르고 털었습니다
이런 밤은 진짜 자잘한 밤
이거 옛날에 이렇게 해서 샥 벌리면 이렇게 나왔는데
톡톡 근데 이 동네가 밤이 많네요 밤밤 꼴이라고 해요
여기가요? 여기가 제일 많죠
도봉구에서는 이렇게 많은데 없어요
그러네요 아니 근데 할아버지라고 그러시는데요
조카라고 그러고요 나이 차이는 없으신 것 같은데
제가 3살이 많아요
그런데 조카 저보다 어린 조카도 많습니다
제가 장손이라 여기가 이렇게 다 집송촌이에요 집송촌이요
그러시니까 이렇게 저희가 이래봬도 세종대왕 후손들이에요
세종대왕의 아홉 번째 아드님
영예군 할아버지 자손들입니다
그러시구나 실제 마을 위쪽에는 세종대왕의 아들
영예군과 이 묘역 아래 모여
전주 이 시들의 집성촌이 형성됐답니다
조상들이 물려준 터전에서 500년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삶을 잊고 뿌리를 지키는 강직한 후손들
지금도 이곳에 있는 집성촌은 열 가구
남짓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뭐 하세요?
이렇게 모이셔서? 주민들끼리 화전 붙이고 있어요
다른 한쪽에서는 재미난 일들을 하시네요
제가 먹을 복이 있나보네 안녕하세요 와, 아이고
예쁘게 다녀오셨네
곱게 단장한 화전이 눈호강부터 식혀줍니다
동네 분들이 이렇게 자주 모이시나요?
네 여기 사시는 분들은 복 받으신 분 같아
동네가 너무 좋네요
저도 여기 와서 살고 싶어 환영합니다
보기만 해도 입이 즐거워지는데요
어찌 안 살고 싶겠습니까
화전의 재료인 꽃
심여 허브는 동네 분들이 함께 재배를 한다는데요
200여 평 텃밭에 30여 가지를 심으셨답니다
스테비아 얘는 단맛이 너무 설탕의 300배래요
그런데 당뇨가
건강에 좋은 허브는 대개 차로 많이 즐기시죠
동네분들도 경작한 허브를 건강차로 나눠 마신다고 합니다
반드시 오고야말리 일하는 꿈마를 갖고 있어요
어이구 반드시 오고야말 행복 아이고 고맙습니다
아니 저 저부터 받아서 되나요?
아이고 아이고 가을빛 촉촉히 내리는 날
향긋한 차 한 잔 너무 좋네요 아니에요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저요? 비슷해요
어머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 거야
그러면 지금 시흔여섯 되셨네
어머니 이렇게 예예예 맞아요 그렇죠
제가 쉬운 녀석인데 아이고 네
근데 이 허부를 공동체로 하셔서 그런지
어머님들이 다 이쁘시고 또 아버님들은 다 잘생기셨네
네 허부하고
같이 생활하셔서
꽃보다 더 예쁜 마음씨를 지닌
이웃들 덕분에 잠시나마 멋진 가을을 만끽했습니다
도봉산 자락을 내려와 시내로 향했습니다
사람 사는 소리가 정겨운 동네 창동인데요
안녕하세요 왜 여기 계세요? 앉아 계세요
토스트 이거 하시는 거예요?
네 아 그러시구나 혼자 몇 년 하셨어요?
40년 정도 40년이요? 네 여기서 30년 아
여기서는? 네 그럼 어머니가 토스트 하나 만들어주세요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면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메밀이에요 메밀 둘째
며느리 한국 사람 아니죠 베트남에서 왔어요
결혼한 지 몇 년 됐어요
지금 결혼한 지 십삼 년 십삼 년
그럼 한국말 그래서 잘하는구나 감사합니다
사십 년 내공의 할머니
토스트 구경 한번 해볼까요 달걀을 풀어 채소
반죽을 만드는 건 어머니 담당입니다
이렇게 손발이 딱딱 맞으시네
어머님이 다 이렇게 섞어서 해주시면
며느님이 펼쳐서 익히는구나 한 눈에도 많아 보이죠
와 많이 들어가네 야채가 많이 들어가네요
그리고 보람듯이 채소 한 주먹
더 토스트 하나에 들어가는 달걀
부침이 웬만한 파전만 합니다
어머니 이 토스트가 얼마예요? 2천 원이요?
그럼 40년 동안 2천 원 받으신 거야?
우리 하나씩 잘 하죠
아, 천원 받다가? 네, 천삼백원 받다가
누가 아는 사람이 아줌마가 여기다가 천오백원이래요
서비스 해주고
너무 싸다고 받은거 하나는 너무 싸다고
손님들이 이처럼서 받으라고
이처럼서 그래서 자동스럽게 2천 원이 됐구나
처음에 10천 원에 시작했는데
단돈 2천 원이라곤 정말 믿기지 않는 크기죠
설탕과 케첩도 넉넉히 두르면 대왕 토스트 완성
저거 진짜 먹으면 한 끼 식사하고
똑같네 배부르게 해서 와 맛있겠다
오우 토스트가 묵직합니다 이야 정말 크네요
막 침이 막 나오네
역시 토스트는 뭐니뭐니 해도 길거리표가 최고입니다
양배추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아삭아삭한 게 너무 고소하고 맛있네요
주머니 가벼울 때 이만큼 든든한 한 끼가 또 있을까요?
음식을 만드는 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입니다
늘 부족할까 맛있을까 걱정하죠
토스트가 큰 이유도 속깊은 인심 때문입니다
맛있다고 두 개
세 개 먹고 해서 그냥 세 분께 그렇게 해줬어요
인심 좋게, 인심 좋게 이제 금지껌 빗고 해줬어요
이웃 남길 생각 없이
그저 열심히 토스트만 구워 할머니는
자식 셋을 기르셨습니다
그러니 이 토스트 가게가 할머니에겐 세상의 전부죠
할머니의 인생 토스트 또 먹으러 가겠습니다
이번엔 동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아이고
꽃돌 심으시네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 무슨 꽃이에요 아
요거는 국화예요
아 국화가 요새 너무 예뻐요
네 이 동네 골목에 다 꽃이 저렇게 있네
네 저희 마을에 꽃을 좀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꽃을 심고 있어요
네 이거는 지금 개인이 하시는 게 아니죠
그냥 같이 아 동네 여러분들이 아
그러시구나 동네를 위해서 이렇게 애쓰고
사이좋은 이웃이 사는 동네는
왠지 꽃처럼 환할 것 같네요
길가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으셨죠
정말 아이디어네 배수관에 구멍을 내서 꽃
화분대로 만들었네
동네를 내 집처럼 여기는 마음에 든든한 지원이 따르면
이렇게 훌륭하게 바뀐다네요
골목 안에서 어떤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기 여러 어머니들이 계신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여기 동네에 잔치 열리나요?
잔치 직접 음식을 해서
어르신들한테 집으로 가서 생신상을 차리는 거예요
아 찾아가 직접 찾아가세요
여기 지금 보니까 시끌벅적 수락관이라고 써있네요
시끌벅적하지는 않네요 조용하네요
참치가 정말 맛있을 것 같아 잔칫날
일손 걷는 건 예의죠
저도 소매를 걷어붙였습니다
맛있게 드시면 좋겠다
푹신푹신하네요 고소한 냄새가 더 맛있게 보여요
제가 묻히니까 더 맛있어 보여요?
네 두 달에 한 번씩 홀로 사는 분들을 챙긴다니
참 좋은 이웃분들이네요
어머니처럼 모양
좀 내야지 담을 때 이 기분이 참 따뜻해지네요
저도 마음이 밥도 많이 담으셨네
미역국 주거체가 남은 잡채 싸다 보니까 한 짐이네요
어르신들이 기뻐하시겠죠?
다녀오겠습니다
안녕히 오세요 찾아가는 생신상 저 김용철도 동행했습니다
저희가 이제 첫 동행 활동 때문에
생신잔치가 생긴 거예요
이분들의 활동을 돕는 숨은 조력자가 있었는데요
바로 주민을 직접 찾아가
살뜰히 챙기는 서울시의 진화된 동주민센터 찻동이었습니다
아 저분인 것 같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인공 강은석 어르신입니다 오늘 생일이시라고
오늘 생일잔치 오라고 반갑습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어르신댁은 단출해도 정갈했는데요
집안에 상이 있어요
우리가 3년 전에 왔었는데
40년 전 아내를 여의고
신자된 어르신은 평생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사셨습니다
그러나 깊숙이 자리한 외로움은 어쩔 도리가 없으시다네요
뒤가 가다가도 자꾸 노인네들 보면 생각이 많이 나지
저 노인은 그래도
두 뇌가 거칠게 생활을 재미있게 생활하는구나
나는 무슨 복이 없어서 이렇게 일찍 와이프를 잊어버렸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가죠
아내를 잃은 후엔 생일도 잊고
사셨다는 어르신
혼자 계신 분들에게 생일이 반가울 리 없겠죠
오늘은 제가 아버님의 아들이 되드리기로 했습니다
따끈한 생신상부터 준비하고요
어르신 저희가 꽃갈모자 가지고 왔어요 감사합니다
생일 파티에 꽃갈모자가 빠지면 섭섭하죠
아버님 하나
저 하나 예쁘게 써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일 초도 밝혔습니다
아버님 제가 저 올 때
그냥 어떻게 급하게 오느라고 선물을 못 사왔어요
아이고 아이고 배멸서 그러고 도지 마세요
그래서 제가 그러고 오지 마세요
제가 저 생일선물로요? 노래로 배신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노예 선생님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생일 생일 아직도 힘이 좋으셔서 다 날아가네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혼자 먹어서 미안합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생신 음식이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드시네요
지켜보는 제 마음도 두둑하게 불러옵니다
어르신 곁에 다정한 이웃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선물 같은 이웃들과 오래오래 사세요
어르신을 뵙고 나니
발걸음이 유난히 가볍습니다 이 당구장 하면은 참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저희 아버지가 안양에서 당구장을 운영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래서 이 당구장을 보면
괜히 가슴이 아슬아슬해져요
이게 얼마 만인가요?
옛 추억에 이끌려 당구장에 들어가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시간이 그런지 손님이 없네요
시간이 올라서
손님이 연습하시는 분을 한번 여자분이시네요
안녕하세요 혼자 연습을 하고
계시네 탐구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시절은 지나간
지 오래 요즘은 여성분들도 많이 즐긴다네요
잘 치신다 했더니
은희씨는 아마추어 대회에 입상도 한 은둔의 고수였습니다
저의 잠재되어 있던 승부욕이 스며시 고개를 드네요
선생님 괜찮으신가요? 한번 쳐볼까요?
오랜만에 실력 발휘 좀 해볼까요?
저도 한때 당구 좀 쳤더랬죠
안양 일본지 당구왕의 실력 아, 녹슬지 않았죠?
당무장 나들이 신나서 별걸 다 해봤네요
제 추억의 퍼즐 중에 당구장 조각은 꽤 큽니다
온 식구가 당구장에서 살며 힘든 일을 겪기도 했지만
즐거운 기억도 많기 때문이죠
옛날에는 이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많이 시켜 먹고 했는데
요즘에도 그러죠?
당구장에서 먹는 짜장면 맛이 아주 또
저는 오늘 추억을 함께 쳤네요
잘 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졌지만
기분 좋은 한 게임이었습니다
당구를 쳤더니 중화요리가 당기네요
저게 뭐 해물탕 같아 산더미 짬뽕이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니 저 밖에 사진처럼 저렇게 주나요?
네 혼자서 드시기는 많을 거예요 2인으로 나오는 아
네 하여튼 줘보세요
네 짬뽕은 주문과 동시에 만드는데요
먼저 국물 맛을 내는 해물들을 넣고
고춧가루와 다진 고추로 기름기 없이 칼칼한 맛을 냅니다
화룡점정은 통오징어 한 마리로 찍습니다
완성된 산더미 짬뽕 좀 볼까요? 오징어도 있네요
전복, 가리비, 해산물이 몇 가지냐는 거예요
이렇게 다 들어 계시고요
아니, 그런데 짬뽕은 면이 안 보여요 밑에 있어요
이야, 이거는 둘이 먹어도, 넷이 먹어도 되겠다
굳이 맞아? 네 10가지
해산물이 층층이
바다 대표주자들이 몽땅 들어간 짬뽕
국물 맛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국물이 아주 시원해요
이렇게 해산물을 많이 쓰니까
국물이 시원하지 않을 수가 없네
오징어에는 또 초장을 찍어야죠
오늘 해물을 실컷 먹고 가네요 음, 이 숨어있던 면도
아주 쫄깃합니다 짬뽕엔 보이지 않은 재료가 있습니다
얼큰한 국물만큼이나 매웠던 서울살이인데요
30년 전 부부는 어린 자식 넷을 이끌고
빈손으로 상경했습니다 포장마차를 시작했지만
녹록지 않았죠
그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그래도 이것이 우리 식물이었어요
어렵게 돈을 모아 15년 전 부부는 가게를 얻고
짬뽕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짬뽕은 인기가 없었죠
새로운 메뉴가 필요했던 부분은 재료에 충실하게 됩니다
신선하고 푸짐하게 이윤을 덜 남기더라도
통크게 산더미 짬뽕이 탄생하게 된 거죠
주인 내외의 통큰 결단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물론 재료의 싱싱함을 살려 입맛까지 사로잡았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인사를 참 잘하고 가시고
아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그래도 와서 맛있게 먹고 간다는
그 마음이 너무 흐뭇하고 기분 좋죠
짬뽕이 위에 산더미를 이룬 건 해물만이 아닙니다
팍팍했던 타양사리에 쏟았던 땀과 눈물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창동의 주택가로 향했습니다
길을 걷는데
제가 좋아하는 문구가 눈에 띄네요
안녕하세요 양말 폭탄 세일이네 신사용 10컬레 7천 원
숙녀용은 5천 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거 소매 안 맞게 이거 지금 파시는 거예요?
네, 파는 거예요 이것도 좋다
그게 등산 양말인데 이거 7000원이요?
이렇게 해서? 이거 하나 주세요
네 그러네 그냥 드릴게요 그냥 아이 싫어요
싫어요 여기 잔돈 있어요
또 하나 둘 셋 그냥 드려야 되는데 장사인데
그냥 넣으면 어떡해 그럼 뭐 하나 서비스도 드릴 거예요
아니 됐다니까
내가 드리는 거니까 이렇게 큰 선물 감사합니다
오늘 아주 젊은 친구들 말로 득템했습니다
역시 창동은 이웃들 인심이 좋네요
그런데 저기 보이시나요? 연기가 부족하네요
퐁퐁퐁퐁 뭐라는 곳일까요?
정말 양말 공장이 있네
일열 종대 양말들이 열렬한 발인사로
방류주네요 일하시는데 들어가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틀 하나에 흰짝식 양말을 끼우는데
스팀 기계가 계속 돌다 보니 스피드가 곧 생명입니다
유아용에서 신사용까지 사이즈가 7, 8까지는 되는데
어떤 거라도
스팀 샤워는 필수 보기 좋게 다뤄줘야 한답니다
스팀기계를 나온 양말은 12켤레씩 쫘르륵 빼서
포장 단계를 거치는데요
불량 검수를 한 양말은 반으로 접어 상표를 붙이고
한 켤레씩 비늘에 씌웁니다
소소한 양말 안에 정성이 보통 들어가는 게 아니네요
하루에 몇 켤레나 이제 하세요? 이 짝으로 한 십만 짝
이십만 짝 정도 하루에? 와
그러니까 이 우리
저 대한민국의 양말은 이 거의 창동에서 그렇죠
한 칠십 프로 정도
칠십 프로를 여기서 하신 만드시는구나
이쪽 도봉구에서 한 번 대단한 양이네요 안녕하세요
양말인가 봐요?
어디, 여기서 지금 나오시는 것 같은데 어디로 가세요?
이제 여기서 공장에서 짜서 코 꿰매는 데요
코? 앞에 박으러 가시는군요
저도 같이 가볼까요? 제가 잡겠습니다
주택가 골목골목
이런 소규모 양말 공장들이 숨어 있다고 하네요
왜 공장으로 가야지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세요?
중간 단계 모여서 하는 분들이 계세요 이 아파트예요?
네 동네 한바퀴 하다 재밌는 구경거리를 발견했네요
아파트 지하상가로 내려가니 양말 앞부분을 꿰매고
뒤집는 봉조집들이 10집 이상
모여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빨리 해주세요 가세요
저 여기 좀 있다가 가겠습니다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머님들이 그냥 바쁘게 움직이시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어머니? 양말 뒤집고 있어요 양말 뒤집는 거예요?
왜 또 뒤집어요? 안 뒤집고 이렇게 나오니까 뒤집어요
그래서 뒤집혀 있으니까 정상적으로 뒤집으시는구나
여기 이분들이 양말 앞부분을
꿰매시는데요
재봉틀에 양말 앞에 뚫린 부분을 밀어넣으면
자동으로 늘 박음질이 돼서
나옵니다 이 양말을 다시 정상적으로
뒤집어 줘야 합니다 이 작업을 어머님들이 하루
평균 3만 켤레를 하신다네요 이 동네는 뒤집어야 삽니다
이거는 다 이것도 뒤집기죠?
이것도 이건 아니네 아직 완성이 됐구나 이거요?
하루 하면 저는 이거 몇 개나 하려나?
이렇게 하면 되네요?
또 이렇게 뒤집혀 있을 때와 제대로 됐을 때 모양이 확
달라지네요
양발하는 과정이 열 단계를 지나야
양말이 하나가 되는구나
공장에서 짜가지고 짜가지고 또 그곳을 또 뒤집어요
이렇게 이렇게 오른데로 나오면
이렇게 또 이제 뒤집어야 여기를 박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제 이게 또 전달하는 과정
여기서는 이제 박는 과정
우리가 이제 이렇게 뒤집는 과정
가봉소에 가서는 이제 가봉원 포장하는 과정
양말 하나 고랑내나 하는 거 신는데
그렇게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저는 이 양말
그냥 공장에서 뚝딱 하면 만드는 줄 알았어요 그랬어요
저희도 오기 전에는 어머니들은 이게 일이 있으시니까
좋으시죠?
네 그러면 갈 수가 있다는 거 많은 것은 아닌데
소일거리로 그렇죠
얼마나 좋아요 와서 또 서로 얘기 나누고
일하면서 같이 식사하고
그죠? 저도 어머니 여기 와서 이거 해야 되겠어
이렇게 와서 어머니들하고 얘기하고
또 저 아이들 용돈도 좀 벌고
저 사장님 요거 했는데
얼마예요? 수고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얼른 나와주는 게 돕는 거겠죠
또 다른 봉조집 한쪽에서
어머님이 바늘도 없이
손가락으로 뜨개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이거 뭐 만드시는 거예요? 방석이요?
아, 이 잘려나온 꼬다리를.. 이용해서 방석을 만드시는구나
그런데 방석이 참 예쁘네 이렇게 하시는구나
이게 다 양말에서 나온 걸로 이용해서? 이거 예쁘다
시장 가셨을 때 좋겠다
버리는 양말, 짜투리 차원의 화려한 변신
아이디어의 점수를 준다면 전 100점 만점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집게 하시는구나
안녕하세요 네 그렇습니다
어르신은 이 일 하신지 오래되셨어요?
네 오래됐대요 이렇게 같이 부부시군요
네 같이 와서 하다가 같이 데리고 가고
어머님은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86
86? 36년생이요? 무슨 36년생이 86?
그러니까 84
84 당장 나이가 84이라고 조금 치맥기가 있어서요
다는 멀쩡한데
가끔 나도 이렇게 좀.. 나는 일도 잘하고
밥도 잘 먹고 일하는데
왜 치매가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네 그러게 말이에요
항상 이렇게 걱정되시니까 모셔오고
또 같이 가시고
그러시는구나 나 혼자 와요
지켜보는 가족들이 더 힘든 병이 있죠
그래도 어머님이 항상 이쁘시죠?
그러니까요 3년 전부터 조금씩 기억을 잃고 계신 어머니
어떻게 된 일인지
15년째 해온 이 일은 아니거든요 매일 찾아오신답니다
그런 연유로
아버님은 어머니 곁을 지키시느라 나와 계신다네요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를 보듯
어머니에게서 눈을 거두지 못하시네요
온전하게 어머니의 시간표에 맞춰 살고 있지만
아버님은 힘들 줄 모릅니다
부부는 평생을 함께한 짝이니까요
58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두 분은
누구보다 성실했습니다
그 시절 우리네 아버지들이 그러셨던 아버님도
뜨거운 중동 땅에서 돈을 벌어보냈습니다
내가 이제 그 돈 벌어보내면
가족 어머니는 알뜰하게 살림을 일구고 자식들을 기르셨죠
이제야 한숨 돌리나 싶을 때 찾아온 불행
어머니는 매일 다니던 길이 낯설고
늘 알던 것도 있길 씁니다
집 주소가 어때요?
내 전화번호, 핸드폰
전화번호 모르지? 핸드폰
전화번호 모르지?
어머님이 아프시고 난 이후로는
식사도 아버님이 준비하시는데요
현명하고 야무졌던 아내의 사라진 빈자리는 속 깊고
성결같은 남편이 채우고 있습니다
그날은 그녀를 사랑할 수 없을까
모든 기억이 사라진들 부부의 깊은 사랑이 잊힐까요?
매달 대사를 키워주니까 항상 고맙죠
손짝을 잃으면 다른 한짝도 소용이 없는 양말처럼
부부는 떨어져서도 없어서도 안 될 영원한 짝입니다
다시 도봉산 자락으로 향했습니다
도봉산 정면으로 보이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
도토리 까고 계시는구나
네 지금도 치상을 드리시나 봐
저 막걸리하고
600년이 된 이 느티나무는 오랜 시간
안골 마을을 지켜준 영엄한 당산나무입니다
지금은 화재로 고사했지만
여전히 마을의 수호신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 노인네들 하시면서
우리가 군인과 저런 거 하면
한 명도 다친 사람도 없대요
나이로 마을 뒤편에 상수리나무가 유독 많아
이맘때쯤 이 동네엔 도토리가 풍년이랍니다
눈 뜨면 도토리 줍고 까는 게 일이라는데요
참 실하죠?
이제 도토리 써서
우리 집에 가서 목소리들인다고
형님이 아, 진짜요? 네 아이고, 싫던데
어떻게 아니야, 맛보고 가셔야지 아이고
어머니, 제 팔짱 끼세요 팔짱 끼라고요?
아, 여기에요? 아, 가깝구나
그러니까 뭐 그냥 마실 나가시면 그냥 배고 있는 거네
네, 나오는 거예요 아이고,
아주 소리가 널렸네 여기다 놓으면 되겠네요
어머니 아이고
그러니까 이 집이 그러면 지금 얼마나 된 거예요?
할머니부터 사주셨습니다
시할머니부터 그러면 한 지 삼백 년 됐네 이 다락
이제 이게 창이 이게 참 오래된 아이고, 오래됐다
아주 나이가 덕게덕게 붙어있어요
다들 본 적은 또 우리만 이러고 살아요 아이고
50년 전, 어머니는 13식구가 딸린 집으로
시집을 왔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호된 시집살이를 겪었죠
그땐 도토리묵이라는 한숨부터 나왔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어머니의 손이 가야 했으니까요
세월이 흘러 이제 어머니만 남았습니다
그런데도 묵수는 것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도토리묵을 좋아하는 자식들 때문이죠
깊은 가을 밤,
자식들은 어머니가 만든 묵사발을 개눈
감추듯 먹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에게 도토리
묵사발은 자식들을 먹일 귀한 음식인 거죠
아이고, 순식간에 이렇게 많이 차리셨네
어머니 사랑이
듬뿍 담긴 묵사바를 영광스럽게도 맛보게 됐네요
이야 맛있겠다 이 한 그릇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성이 들어있습니다
맛있어요? 맛있다 엄마가 좋아하시고 좀만 주세요
네 몸에 좋을까
잡서 아유 맛있어요 진짜 맛있어 더 잡서 네? 아니에요
엄마
됐어 더 담으면 넘쳐서 음 맛있다
이거 잡서 해야 되는데
어떻게 엄마는 이렇게 혼자
계실 때는 누구 생각을 제일 많이 하세요?
우리 아저씨 생각도 나지만
우리 아들이 맨날 허리가 아프니까
항상 우리 아들이 걱정이 돼요
허리가 아프니까 허리가 이렇게 틀어졌어요
지압을 받아도 안 되고
어머니들은 다들 똑같으시네요
자식을 위해 치성을 드리는 어머니
그 간절한 마음 하늘에 가닿기를 바랍니다
누구라도 찾아가면 따뜻하게 품어주는 도봉산
저는 오늘 도봉산의 넉넉한 품만큼 통코고
후한 마음을 지닌 이웃들을 만났습니다
인생의 역경을 넘어선 산더미
인심과 배고픈
이들의 사정도 살뜰히 챙기는
정 스쳐가는 인연도 귀중히 여기는
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
언제라도 발맞춰 앞으로 나아가기를 응원합니다
방송에 소개된 명소를 찾아 인증샷과 소감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가을에 걷는 이 송곽길이 좋네 보물 전달하고 계셔 아
이렇게 되어있네요
진짜 강아지처럼 보글보글하게 생겼네
늠름하게 버티고 있는 이
북한산이 가슴에 꽉 차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