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1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신년특집 동대문 일대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도시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숨가쁘게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다
네, 여기는 서울 동대문시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전국으로 나가는 건가요?
아 예 이제 저희가 이제 물건이 나와가지고
이제 이것들을 다 전문적으로
매장에서 다 해가 되기 때문에 몇 시부터 일하신 거야?
저희가 밤 10시 9시부터 일해가지고
이제 마무리 작업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이렇게 해 뜰 때 끝나는 거네? 그렇죠
네 아이고 고생이다
멋있어 파이팅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 건강하고요
네 감사합니다
밤을 낮보다 뜨겁게 사는 우리 청춘들
새해에도 파이팅입니다
그런데 화려한 색깔의 천막이 눈에 띕니다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요? 이 물건은
중국으로 보내는 물건 같은데 써있는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휴, 바쁘신데 이 물건은 다 중국으로 가는 건가요?
대만, 홍콩 아,
그러시구나 지금
이분들은? 지금 이분은 홍콩에서 온 손님이에요
우리 이 동대문 옷이 홍콩 분들한테 많이 호응이 좋나요?
최고지 우리 옷이 최고구나
쇠쇠 이 옷들이 해외로 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하루 동대문 시장은 쉼 없이 달리는 중입니다
지금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이 밤새 일하는 모양인데
지친 기색이 전혀 없어요
동대문이 사람을 신나고 활기차게 만드는 곳입니다
저도 2020년
경자년 활기차게 기분 좋게 시작을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새해 활기찬 기운이 넘치는 곳
한양도성에 동쪽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의류시장 서울 동대문시장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이고 이 시장에 아
여긴 또 타월이구나 네 이 타월하고 있습니다
아 예 이 꽈배기 오 꽈배기 이렇게 손잡이 달려가지고
그것도 떼수건이구나 이렇게 미는 거
이걸 꽈배기라고 그래요?
처음 보니 나는 저는 아이고
사시는 건데 수고하세요 네 건강하세요
이번엔 시장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안녕하세요 아이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텔레비전 방송 봤어? 수고하십니다
여기까지 오신 이라고 왜 이렇게 손이 차세요?
여기 내놓고 일하니까 손이 뜨끈뜨끈한데요
이리 와 보세요
이렇게 따뜻하게 아이고
여긴 따뜻하네 손은 내놓고 하니까
어머니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42이요
나 해남에서 올라가서 이렇게 고생하고 살아요
여기 뭐가 좀 이렇게 지붕이 있으면 좀 덜 추울 텐데
이런 추위는 추위 아니에요
옛날에는 이 가위로 잡으면 손이 딱딱 붙었어
옛날에는 저희 어머니도
옛날에 시장에서 이렇게 바느질 하셨어요
그땐 미싱 안 나오면 밥은 먹고 살았어요 많이 시켰는데
손이? 손이 많이 차졌어요
그냥 밖으로 내놓고 있어요 따뜻해요 이렇게 따뜻해요
두 분이 나란히 앉아 재봉틀을 돌린 지
52년 참 긴 세월입니다
바지도 안 하고 기장? 배에 져가지고
그거를 조금 줄여야 되겠어요 추운데 기다렸어
손님들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렴한 수선 비용도 매력이지만
다른 곳에선 손사래치는 까다로운 수선도 척척 고쳐주시니
이만한 것이 또 없죠
이렇게만 꺼내지 않았어 양옆에 다 얼마 주실래요? 8
,000원만 주시죠 네, 감사합니다
한 이만 원 벌어주세요 나는 내 용돈만 쓰는 거예요
거기다 가끔 애들 돈 달라고 주고 그래요
저도 바지 딴줄이로 가겠습니다,
어머니 그런데
동대문 뒷골목을 걷다가 특별한 풍경을 만났습니다
이야, 이게 참 무게가 대단하네요
아니 이걸 혼자 이렇게 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게 지금 전체적으로 얼마나 되나요
무게가? 원래 한 돈 정도는 쉬는데요
한 돈은 좀 안 돼요 1톤이요? 네 리어코는요
조그만 골목 같은데
단속해 놓고 쓸게끔 만들어 놓고
좁은 골목이 많은 동대문에선 덩치
큰 트럭보다 이런 손수레가 더 유용하다는데요
원단 하나의 무게가 약 15KG 만만치 않은 무게입니다
아유, 이거 거기다 넣으시면 됩니다
네 이게 두 개 배달하시는 건가요?
고객님께서 한 번 주세요
아, 네 제가 한 번 해볼까요?
네 이거 일 방해하시는 건지 모르겠네
이게 중심이 딱 맞아가지고요
잘나가요 이렇게 확 하면 안 돼요
한 번만 딱 붙이셔야 돼요
아, 되죠? 이야, 이게 내리막이니까 되죠? 내려놔야 돼요
몸에 딱 빠지면 되는 거예요 잘 가고 있는 거 맞죠?
동대문에는 수레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좁은 길목에 좁은 길목은 이걸로 다 했어요
아.. 이남선 씨는
무려 42년 동안 동대문의 원단을 배달하는데
이제 옛 수레꾼들은 손에 꼽을 정도
이분이 동대문 마지막 수레꾼인 셈이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동대문이 24시간 아주 힘차게 돌아가는 거예요
요일만 했어요
요일만 다른 기술도 없고 이 일은 지금
젊은 사람들이 안 하는 게요
그렇죠 힘드니까 안 하는 거죠 중년 되시겠어요
오늘도 새벽 3시부터 일을 시작하셨다는데
서툰 일손이라도 못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끝낼 수 있겠죠
손가락이 쫙쫙 많네요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많이 도와주시고
오늘 일은 끝나신 거예요? 네 마지막입니다
어서 끝나시고
들어가서 좀 쉬셔야 되겠네요 더워지셔서 감사합니다
아유, 별 말씀은 조심하세요
동대문 뒷골목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이고, 진짜 좋으시네요
얼굴이 너무 좋아 너무 좋으시네
김기환이 이 골목이 무슨 골목? 먹장골목
먹장골목 생선구이 닭 한 마리
아, 생선구이 네, 여기, 여기 어쩐지 익혀서 먹자고
하는 게 아니라 입구부터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싶더니
이곳이 동대문 시장에서 명성이 자자한 먹자골목이랍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통으로 구워서 잘라요? 아니요
1인분이거든요
그렇게 커요? 1인분이? 조기, 이면수 다 있네
그럼요 뭐 맛있는 생선들이 처음 출동을 했네요
몇 시에 나오셔서 이렇게 하세요? 4시부터요
상인분들 시간에 맞춰서 나오시는구나
어머니 저도 아침을 안 먹었는데.. 들어가십시오
제가 시켜드릴게요
아침부터 힘을 좀 썼더니 배가 고팠는데
잘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된장이 뜨끈하게
몸 녹이면서 식사하라고 뜨거운 국물을 먼저 주시는구나
전라도 나주에서 상경해 이 골목의 털을 잡은 지
45년 생선구이
골목의 역사가 시작된 것도 그때부터입니다
생선구이가 옛날에 제가 먼저 최초로 하나였는데
지금 한 15배인데
그 변한 거 다른 거는 골목 변한 건 없어요
이곳에선 새벽에
초벌구이 해둔 생선을 주문과 동시에 다시 굽는데
그래야 안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하게 된답니다
연탄불로 구워서 더 맛있는 생선구이
제가 주문한 고등어도 아주 고소해 보이네요
고맙습니다 아이고
또 꽁치까지 구워주셨어 꽁치 서비스가 나간 거예요
아 그래요? 오늘 식으니까 맛있게 드세요
네 어우 그래?
더 드시면 다른 생선 하나 더 갖다 드릴게요 아냐
아냐 생선이 굉장히 크네요 큰 거예요
이게 음 사이즈가 음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음 맛있어요 맛있어요
네 생선도 이 등쪽도 맛있지만 배쪽이 더 맛있어요
어떻게 잘 아시네 생선이 배쪽이 삼겹살이거든요
제일 수분이 많고 부드럽고 네 부드럽고 고소하고
옛날에 어머님이 벼집으로 이렇게 싸서 매달았잖아요
그걸 하나 이렇게 꺼내서 연탄불에 구워주시면
그날은 아주 운수 대통한 날이죠
그러셨어요 딱딱해서 구워주시네요
옛 추억을 소환해주는 그리운 맛을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좁은 시장 골목을 벗어나
동대문 중심가로 나오면 순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곳이 예전에 동대문 운동장 자리였습니다
아, 예 거대한 우주선이 착륙해 있네요
이곳엔 반가운 풍경도 남아 있습니다
저렇게 예전에 동대문 운동장에
야간에 야구 경기를 하면
저렇게 라이트를 비추고 했었는데
저 라이트는 그대로 살려놨네요
그 시절 동대문 운동장은 고교 야구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했습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저도 저기 어디쯤 있었겠죠
그 추억의 장소가
이제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역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이런 공짜 이벤트겠죠
폴리백 오, 당첨 이거 주는 건가?
저희 롤렛 대회에 오시면 하나씩 폴리백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찍었는데
이게 나왔네 한 번 더 찍어봐야죠
이거 1인방 한 번 밖에 안 냅니다
오 괜히 하는 얘기죠 감사합니다
서울 라이트마켓에서는
최신 패션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데요
디자인들이 참 좋다
예쁘고 눈길을 끄는 디자인들이 참 많습니다
샹들리에 정구가 참
이쁘다 이 부스에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디자인도 독특하고 세련돼 보이죠?
그런데 유독 관심 가는 부수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여기는 이제 가방 보면
다 번호가 이렇게 있어요
체크를 두 개를 하셔서 이 두 개를 합쳐주세요라고
이거를 직접 바로 만들어드리는
저도 한번 골라보겠습니다 이 가방들은 쓰다
남은 자투리 천으로 만들었다는데
어쩜 이렇게 색깔도 문양도 예쁠까요?
제가 디자인한 가방은 5분 후면 완성됩니다
Coming soon 이 소재로는 뭘 만드시나요?
다 이제 쓰다가 남은 실들이에요 아깝다 이런 그렇죠?
그래서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이렇게 하면 좀 잘 어울리시네요
같이 섞어서 아니면 이런 색깔의 조합은 어떤가요?
그냥 그대로 하고 다니세요 네? 감사합니다 아주 따뜻하네
그리고 네 맞아요 따뜻해 완성이 됐네 예쁘다
감사합니다 조합이죠 굉장히 신선하네요 잘 어울리세요
여기에 예쁜 강아지 한 마리
이렇게 넣어서 같이 다니면 좋겠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행사장 한쪽에는
이렇게 따로 천막을 치고 장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쁘다 옷이 다 예쁘다
인근 동대문 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파는 옷입니다
안녕하세요 바람의 나라 너무 재밌게 봤어요
나의 나라 나의 나라
신발이 참 다 예쁘고 좋네 수제화예요 수제화요?
제1평화 이번에 화제 때문에 지금
여기 프리마켓에
어려움에 처한 상인들에겐 재기에 발판이 되어주고
소비자들에겐 반값 이상 할인하는 제품이 많아
더 좋은 기회가 되는 서울 라이트 마켓 어때? 아이고
이리 와 저도 하나 골라볼까요?
모자가 다 예쁘네 네 이거 예쁘다 이게 얼마예요?
지금 세일가 5천 원이에요 5천 원이요?
아, 이게 매장에서 2만 원씩 하는 거예요?
네, 1만 원씩 2만 원씩 하는 거예요 아,
그럼 1만 원 벌었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모자는 주인이 따로 있습니다
우리 찰령 감독입니다 아, 좋아
이곳엔 외국 손님들도 많이 눈에 띄는데요
이분도 이 시장이 마음에 쏙 드는 눈치입니다
서울 라이트 마켓으로 동대문엔 활기가 넘칩니다
동대문 이제 한양도송 성곽을 따라 걸어봅니다
도심 속에 있는 이 성곽이 아주 예쁘네
한양도송의 동남쪽
이곳에 예전에 몰랐던 작은 성문이 있습니다
광희해문 한양도성의 동남쪽 문으로
시구문 또는 수구문이라고 불렸다
성 안에 돌아가시면 이 광이문을 통해서
시구문을 통해서 이렇게 나왔겠죠
옛 선조들은 대문은 사람이
소문은 죽은 이들이 드나드는 문으로도 쓰였다는데요
소문인 광이문을 통해
도성 밖으로 나오면 마주하는 동네가 있습니다
광이문 시구문을 나오니까 바로 신당동으로 연결이 되네요
옛날부터 묘지가 많던 이곳에 신당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붙여진 이름
신당동 이곳은 오래된 서민들의 동네입니다
골목길이 참 좁다
옛날.. 그대로의 골목길이네
아이고, 이 집도 참 오래된 집이다
점점 더 좁아지네 냉장고 삽니다 냉장고 오랜만에 봅니다
어르신이 좁은 골목에 댕기는 신이라고
저 조그마한 밀차가 댕기는 신 냉장고 3M 죄송합니다
흉내를 내서 좁은 골목을 빠져나와
이제 본격적으로 동네 산책에 나섭니다 안녕하세요
뭐 내기 하시는 거예요?
밥 사주기요 밥 사주기요?
나는 이거 좋은 거 들었는데 따뜻해요 고맙습니다
어머니 진짜 따뜻하네 따뜻해 우리 다 들었어요
아 그러세요?
모자 동네 분들은 정초에 윷놀이로 침묵을 다진다는데
오늘 아주 시끌벅적합니다 19년을 지나서 20년이죠
이거 한번 내년 운세를 좀 보실래요?
운이 좋으셔야지 아까
어머니 하시는 거 보니까
뭐 나올 때 보니까 살짝 굴리시더라고요
낙자 넣으면 안 돼 오늘 기분 최고입니다
운세가 좋았어요
다시 한번 우리 편이야 우리 편 빨간 건 오세요
모태! 모태 하면 운수가 좋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 복 많이 받으시고요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주민들 덕분에 기분 좋게 다시 나선 길
저금통 필요하시면 가져가세요
옛날에는 새해 엄마가
이런 저금통 하나 주시면서 동전 모으라고 주시고
또 1년 되면 이걸 밑에 털어서 공책도 사고
연필도 사고 아무나 가져가래요
필요하신 분 갖고 가야 되겠다 감사합니다
마음이 부자시네 이분은 다 복 받으라고 하시는 거죠
작은 것 하나도 나눌 줄 아는 정겨운 동네입니다
조그마한 가게들이 그냥 옹기종기 옹기종기 있네
이곳에선 또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까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추운데 나와 계세요?
눈을 열어보니까
사람이 많아서 어떻게 하나 싶어서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지금 커피 좀 먹고 있는 거예요
오래된 이발소인가 보죠? 그럼요 나도 40년 살았는데
쉰다고 해서 거기는 50년 조금 넘었을 거예요
터질 때 가면 터질 때 가면 손님이 많아서 기다리고
계시는구나 네 열어보니까
막 와서 어떤 곳인지 저도 궁금해졌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주를 보셨다
그런데 이렇게 손님이 많아요?
동네에서 워낙 오래되셔서 몇 년이나 하셨어요?
72년도부터요
72년도요? 이 장소에서? 와.. 근데.. 근데 아버님, 어머님
저기.. 아드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아버님하고 닮으셨다,
진짜 멋쟁이시네 와, 정말 이게.. 세면대가 옛날 그대로네요
여기도 저 물 뿌리기도 그대로 뭐
아드님은 머리도 깎고 다 하죠
근데 아버님
어머님은 물 안 대시잖아 되도록이면 젊었으니까
제가 힘든 건 제가 하고
어머니 아버지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보고 자라 보고 알바도 하고
알바도 하고
머리 한 명 감는데
50원 나름
강남에서 미용실 원장까지 했던 화려한 경력이지만
이곳에선 굳은 일
도맡아 하는 보조 역할도 해야 한다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발 경력
62년 한때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머리까지 담당했던
전설의 이발사가 계시기 때문이죠
이발이 끝나면 이제 어머니가 나설 차례
그런데 이거 밥솥 아닌가요? 이 뜨거우라고 이렇게 손님
차가울까봐 이렇게 전기 밥솥 하나로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45년 경력의 면도사
하지만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입니다
조금 잘못하면 실수를 하거든요
실수를 하는데 손하고
손이 오른손하고 왼손하고 같이 잘 맞춰야 돼요
수염뿐 아니라 구석구석 잔털까지 완벽 제거
잔털이 있어서 귀에도 단면도 해드리는 거예요
어머니의 바지런한 손끝엔 억척스런 세월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아저씨 혼자 이발사잖아요
그래서 집도 그때는 없었고
애들 학교도 보내야 되고
아무래도 내가 이거 배워서 같이 해야 될 것 같아서
우리 아들이 3살 때 배웠어요
20살 때 부산에서 가치상경에 식도 올리지 못하고
사글새의 단칸방에서 시작한 결혼생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가난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희망이라는 게 꼰도 못 꼽았죠
하루하루 사는 게 문제니까
고생 많이 했어요 이 사람은 내가 수입이 적으니까
아이스크림 장사,
꿀빵 장사, 하여튼 채소 장사 100을 다 했어요
그런 말 하려고
눈물이 나 부부가 함께 견뎌온 세월 덕분일까요?
신당동에 자리를 잡고부터 손님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해 번듯한 집이었습니다 가게도 장만했답니다
우리는 이랑이서 싸워본 일은 안 했어
왜 싸웠는지 모르겠어
둘이 서로 없으면 안 되니까
우리는 서로 그러죠 이 사람이 힘들까 봐 걱정되고
또 이 사람은 나 힘들까 봐 걱정되고 서로 그런 거예요
지금 나이 먹으니까
남편은 매일 아침 아내의 머리를 만져줍니다
오직 단 한 분의 여성을 위한 특급 서비스죠
저 이상 고마울 데가 없잖아요 얼마나 고마웠죠
조그만 몸뚱이 가지고 먹고 살고 애쓰고
자식 키우는 거
애쓰고 하는 게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잖아요 행복하죠
아주 행복해요
두 분의 환한 미소가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이발소만큼이나 오래된 가게가 눈에 띕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불쌍히 오셨어요?
네 지나가는 길이에요? 영광입니다 여시네요?
네, 호방이십니다 들어오세요 네 불 좀
태우래요 감자 서 보세요 안녕하세요 하나 먹어도 되죠?
반갑습니다 어머님은 어떻게 되세요?
동생 오빠예요 동생들이세요? 오빠가 일을 하셨는데
지금은 사위하고 저하고 이렇게 하죠 사위하고요?
이거는 지금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되는 거죠? 그렇죠
장사꾼들이 이렇게 잘라서 아저씨들이 팔죠
정초에 엿을 먹으면 복이 쫙 하고
달라붙어서 복엿이라고 부른답니다
엿이 이렇게 이에 붙지 않고 내가 만병님이다
아니 딴 엿을 먹어보면 입에 떡적 붙는데
이건 안 붙네요
호박을 많이 넣어서 호박을 많이 하면 안 붙나요?
나는 또 이렇게 엿공장에는 처음 와보네요
그전에는 많았는데
엿공장이 다 없어졌죠
서울에는 할 만한 데가 없으니까 지금 작업하여요
저쪽에는 작업하는 데고 여기는 창고고 안내 좀 시켜요
구경 좀 시켜주세요 거기 엿 만드는 게 있네요
예예 만드네요 와 이게 이제 떡판이 아니고
엿판이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검은 엿이 저렇게 하얗게 되는 거예요?
이렇게 이렇게 돌리고
이렇게 늘어나가지고 손으로 이렇게 당겨서 늘렸는데
기계를 늘려서 연하게 만드는 거죠
엿을 만들기 위해선 어르신의 비법으로 만든 호박
조청을 적당하게 굳힌 다음 기계에 올려서 돌려주는데요
이때 층층이 공기가 많이 들어갈수록 연하고
부드러운 엿이 된답니다 계속 늘리는 거예요
네 이렇게 엿이 애기볼처럼 깨끗하고
뽀얀 색을 띄면 이제 두 번째 변신을 할 차례입니다
엿은요 시간과 온도가 돼서 굳으면 못 골라요
굉장히 예민해져야 돼서 조금만 추우면 딱딱하게 굳어요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엿이 돌덩이처럼 굳어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
특히 가락엿은
어르신이 직접 고안해서 만든 기계로 만드는데
엿을 뽑는 게 꼭 가래떡 뽑는 거랑 비슷합니다
완성될 때까지 예민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엿
공정 7년차 사이에겐 지금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이게 같은 경우는 새벽에 또 일찍 나와야 되고
또 뜨거운 엿을 만져야 되고 하니까
이게 남들은 안 하는 것을 제가 하고 있으니까
지금 그게 뿌듯하니까 그냥 하는 거죠
이게 그럼요
여전히 이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어르신도 그 자부심 하나로
53년간 지켜보는 것입니다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거겠죠
제가 오늘 신당동에서 복을 아주 넉넉히 받아갑니다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돌아옵니다
이곳에 숨은 내공의 맛집들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와, 오늘 만
원 사례래 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
이런 집일수록 꼭 먹고 싶죠
이번에도 제 감을 한번 믿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오래가 많이 오셨습니다
처음 오래가 많이 오셨어요 전에 생각 안 하시죠?
제일 무슨 여행이 있었어요 아, 그래요?
네 우연히 들어간 식당인데 인연이 있는 곳이었네요
여기요? 네네 제가 옛날에 여기 왔었군요
그때가 부부 두 분이 같아요 네이셔서요?
네이셔서 애들이 있어요 20년 좀 되겠죠?
20년도 넘었겠네요
제가 아기를 안았으니까 어른의 하나 안고 있었어요
우리 애들이 지금 30살이 다 넘었으니까
선생님 앉으십시오 앉으세요
근데 말씀이 한국 분이 아니세요? 중국 사람입니다 아
그렇군요 전 반갑습니다 아
지지? 또 온다는 건 상상도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 지나가다가 만원 사례라고
그래서 또 이런 집이 또 맛있잖아요
그래서 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라고
그래서 제가 여기서 만 52년입니다
와 그러시구나 저는 중국집에 오면 우동
아니면 짜장면을 먹거든요
짜장면을 먹는 게 낫겠죠? 아니요
어느 날 모처럼 제 집 오셨잖아요
송양경 10년 탈보완자 이름부터 낯선 음식이라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데
무엇보다 그 동그란 모양을 어떻게 만드느냐
고기 다져서 아주 곱게 여기다가 계란하고
전분 약간 섞여줘야 길게 굳어지죠
그런데 이 커다란 고기
반죽을 기름에 풍째로 넣습니다 보면
볼수록 더 정체를 알기 힘들어요
동그랗게 정확하게 구워내야지만
구수한 맛이 나요
이게 껍데기가 이게 딱딱해서 때려도 안 깨져요
바삭하게 튀겨낸 고기완자는 뚜껑을 열고 속을 파냅니다
팔보완자엔 이 바삭한 껍데기만 사용하기 때문이죠
이제 속을 채울 재료를 준비합니다
신선하고 귀한 제철
해산물이 무려 8가지
숫자 8은 중국에서 복을 상징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새해 더 특별한 음식이죠
이제 그릇에 맛있는 복을 담고 접시에 담아줍니다
여기에 양파 소스까지 뿌려주면 탈보완자 완성 아이고
와 고맙습니다
야 이거 무슨 뭐 진짜 공룡알 같으네요
또 한 걸 해가지고 원래 중국사람은 팔자를 좋아하잖아요
올림픽도 팔자를 그래서 이 속에도 8가지 김 선생님
명년에 모든 일 대박 아유 감사합니다
그리고 형은 이 뒤로 원래 이거 형문의 요리예요
손님 오면 이렇게 만들어 주는 건데
제가 이렇게
사각형을 자르면 이 속에서 해물이 나오죠 이 안에서
해삼 해삼도 작은 걸로
이렇게 이 안에 복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이거는 베이비
감사합니다 침이 막 나오네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음 입안에 그 풍미가 고소한 냄새가 확 덮치면서
맛이 나오기 시작하네요 고맙습니다
아 맛있어 해산물이 다 부드럽네 아이고
제가 먹을게요
직접 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는 진장원
사장님
그의 음식이 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23세
중국집을 열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그런데 당시
60년대는 화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시기
결국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을 가서 영주권까지 얻었지만
딱 하나 채워지지 않는 게 있었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는 내가 살 곳이 못 된다
그래서 거기는 한국 사람 만나면 아주 내가 친절하고
대화하고 싶고
그냥 한남대 체인 같은데
한국 사람 하는 음식점 같은데 가서 앉았다가
그래서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고향 같은 이곳에서 자신의 요리를 대접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즐겁게 해야지
아무래도 즐겁게 안 하면 일로 터져 이거 하는 거,
손님이 찾아보는 거 다 재미있어요
그는 오늘도 탈보완자로 많은 사람들과 복을 나눕니다
서울의 명소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순식간에 공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나이 지긋한 피아니스트
어떤 분이실까요? 피아니스트 네,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무슨 피아니스트같이 이렇게 아주 멋있게
연주를 하시네 여기 자주 왔어요 좋습니다
지금 무슨 일하고 계세요? 지금 직관사, 직관하고 있습니다
그러세요? 병원 운영하시면서
또 이렇게 끝나시면 와서
많은 분들한테 이렇게 아름다운 피아노를 선물하시는 거죠?
피아노를 치면
모든 사람들이 많이 행복해하시는 걸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피아노가 되기 전에 덕분에 저도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제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린 이유가 있습니다
어둠이 내리면
이곳 외벽이 눈부신 상영관이 되기 때문이죠 이
찬란한 빛의 축제가 동대문에 다시 활기를 주고
상인들의 가슴에 환한 희망이 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동대문에서 보낸 하루는
제게도 빛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재봉틀 어머니들을 만나 인생이 더 따뜻해지고
생선구이 골목에서 연탄뿔보다 뜨거운 정을 나누며
세월이 가도
변치 않을 고마움과
맛있는 복을 안고 나눠주는 이곳은 서울 동대문입니다
방송에 소개된 명소를 찾아 인증샷과 소감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립니다
줄 껍질이 끝없이 펼쳐져 있네요 아,